美해군 "中 군비 확장 대응" 韓·日 동맹국 함정 구매하나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 해군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서 건조한 함정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의 군비 확장에 대응해 함정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미국 내 조선업 재건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수의 미 해군 관계자는 이날 닛케이에 미국 내 조선소 장기투자와 기술이전 등을 추진하면서 "더 신속한 선박 인도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 호위함을 몇 척 살 수도 있다"며 "일본 함정은 훌륭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대통령 각서를 통해 미국에 조선소를 신설하거나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해외 기업에 초기 선박의 본국 건조를 허용했다. 해외에서 먼저 함정을 확보하고 이후 기술과 생산방식을 미국으로 들여와 자국 건조 능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닛케이는 미 해군 전문매체 USNI 뉴스를 인용해 한국·일본·튀르키예산 호위함이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개량형이 거론된다. 호주 차기 호위함 사업에서 한국·독일·스페인을 제친 실적이 있으며 자동화 기술로 적은 승조원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미국 내 조선사업 기반과 신속한 인도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한국은 대형 조선업체들이 이미 대미 투자에 나서 유력 후보로 평가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월 국제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조선기업을 소개하며 군함 건조 협력 의사를 전달했다.
USNI에 따르면 구체적인 후보는 한국 충남급, 일본 모가미급 수출형, 튀르키예 이스탄불급 유도미사일 호위함이다.
충남급은 한국 해군의 최신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다.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았고 SK오션플랜트와 한화오션도 후속함 건조에 참여한다.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는 각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평가 단계로 발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헝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수상전투함과 로로선, 해상 화물 보급용 유조선에 대한 평가를 오는 11월 12일까지 마치도록 지시했다.
미국이 함정 확보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중국의 해군력 확대가 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의 현대식 구축함과 호위함 수는 2001~2026년 25년간 6.9배로 늘었다. 미국은 세계 각지에 함정을 배치하고 있어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전력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7회계연도 해군 조선사업에 660억달러(약 90조1200억원)를 투입해 군함과 지원함 총 34척을 건조하는 예산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미국은 냉전 이후 조선업이 쇠퇴해 최근 상선 건조량이 연간 몇 척에 그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조선국으로 성장한 가운데 미국은 부족한 건조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 조선업 2위인 한국과 3위인 일본에 눈을 돌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