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도 대정부질문도 '부동산 블랙홀'
예산안·AI 등 현안 산적한데
주택 공급·세제 이슈가 압도
역대 최대인 821조 규모의 내년 예산안과 인공지능(AI)·첨단산업 지원 등 굵직한 경제 현안이 산적한 정기국회에서 부동산이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주택 공급과 세제 문제가 전면에 올랐고, 여당에서는 연간 4조원 수준인 주거 관련 지출을 10조~20조원까지 늘리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부동산 세제를 집값 안정의 직접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선을 그었다. 최근 3~4년간 착공 부진으로 입주 물량이 부족해진 점을 거론하며 주택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여당에서는 재정을 통한 주거 문제 해결론이 등장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현재 연간 4조원 수준인 주거 관련 지출에 대해 "너무 적다"며 "현실에서는 10조~20조원 정도로 투자를 확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미래대응기금에 주택 분야가 빠졌다며 별도의 '미래주택기금'을 제안하자 김 대표는 "미래대응기금 등에도 반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당내에서도 공감대가 조금씩 있어서 토론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세제와 금융, 공급을 함께 다루는 국가주거정책위원회 설치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이후 부동산 논쟁은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 전날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과거 주택 매입을 둘러싼 갭투자 공방이 벌어졌다. 경제정책 수장과 주택정책 수장의 인사검증에서 이틀 연속 부동산이 주요 쟁점이 된 셈이다. 지난 11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화두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보유가 아니고 거주에 보상하는 체계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보유에 인센티브를 주면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으로 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은 상임위 경계도 넘나든다. 주택 공급은 국토교통위원회, 대출 등 금융규제는 정무위원회,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등 세제는 재정경제위원회 소관이다. 여기에 주거 관련 재정지출과 미래대응기금까지 논의 대상으로 들어오면서 예산 심사와도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김 대표가 주거 관련 지출을 현재보다 2~5배 수준으로 늘리는 구상을 제시하면서 향후 예산 심사에서 주택 분야 재정 투입 규모가 새로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래대응기금에 주택 분야를 포함할지도 기금의 용도와 재정건전성 논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