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코인, 제도권 편입 막히나... 美상원 '클래리티법' 부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1년 이어진 여야 협상에도 불발
트럼프 사업 '이해충돌'이 원인
비트코인 가격은 5% 넘게 급락

코인, 제도권 편입 막히나... 美상원 '클래리티법' 부결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가상자산 시장에 처음으로 포괄적 규제체계를 마련하려던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미 상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여야 협상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와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둘러싼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 상원은 15일(현지시간) 클래리티법의 의사진행을 위한 절차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공화당에서도 제리 모런, 수전 콜린스, 조시 홀리, 톰 틸리스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틸리스 의원은 앞으로 재표결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찬성에서 반대로 표를 바꿨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에 대한 미국 최초의 포괄적 규제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1년 넘게 협상이 진행돼 왔다. 가상자산 업계는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디지털자산을 기존 금융시스템으로 편입하기 위한 핵심법안으로 보고 입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막판까지 쟁점을 해소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14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신고한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의 이해충돌을 차단할 강력한 윤리규정을 요구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과 관련한 '근본적 이해충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충돌도 발목을 잡았다. 은행들은 코인베이스와 같은 가상자산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와 유사한 보상을 제공하면 지역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 대출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홀리 의원도 지역 농민들의 대출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반대 이유로 들었다.

공화당은 표결 이틀 전 민주당과 은행권의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내놓으며 막판 타협을 시도했다. 수정안에는 일정 조건에서 재무장관이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제한하고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충돌을 규제하는 내용 등이 담겼지만 반대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의 입법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클래리티법 처리는 당분간 어려워졌다. 의회 입법이 지연되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기존 권한을 활용, 가상자산 규제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비트코인은 표결 실패 가능성이 커지면서 5% 넘게 떨어졌고,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스테이블코인 업체 서클 주가도 장중 최대 10% 하락했다.

[email protected]


#가상자산 시장 #미 상원 #클래리티법 #마크 워너 #이해충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