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네팔의 오늘, 우리의 내일
최근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네팔은 스스로를 기후위기 피해국으로 규정하며 국제사회에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기후변화의 대가는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네팔은 유엔의 '손실과 피해 기금'을 통한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공평하지 않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국가와 그 피해를 먼저, 더 크게 겪는 국가가 일치하지 않는다. 히말라야를 품은 네팔은 빙하가 빠르게 녹고, 극한강수와 홍수 위험이 커지면서 기후변화가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더 뜨거워진 지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
최근 유엔이 내놓은 경고는 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달 발표한 '오버슈트 제한(Limiting Overshoot)' 보고서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일시적으로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얼마나 높이, 얼마나 오래 넘느냐 하는 것이다. 온도가 더 오를수록 극한기후는 심해지고, 일부 변화는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그 위험선은 이미 눈앞까지 다가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6~2030년 중 적어도 한 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을 가능성을 91%로 내다봤다. 한 해의 기온과 장기 평균은 다르지만 1.5도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숫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 역시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10년대 7.7일이던 연평균 폭염일수는 2020년대 들어 16.9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기후변화는 이미 일상의 비용으로 돌아온다. 폭염은 전력수요와 산업현장의 부담을 키우고, 이상기후는 농산물 가격을 흔든다. 집중호우는 기반시설을 위협하고, 복구비용을 키운다. 기후위기는 이미 물가를 넘어 산업, 안전의 문제가 됐다.
국경 밖이라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번 네팔 재난에는 한국인도 휘말렸다. 현지에서 한국인들이 연락 두절되면서 정부는 수색과 구조를 위해 해외긴급구호대를 급파했다. 수천㎞ 떨어진 곳의 재난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무관하지 않았다. 네팔과 한국이 겪는 기후재난의 모습과 피해의 크기는 다르다. 그러나 네팔의 오늘이 보내는 경고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1.5도 초과가 현실로 다가오고 우리 역시 달라진 기후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의 오늘을 먼 나라의 재난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우리의 내일도 이미 너무 가까이 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