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원장 "소비자보호 갈길 멀다"...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
금융상품 전 생애주기별 사전예방적 감독체계 구축 강화
AI 활용 민생금융범죄 척결 및 서민·취약계층 금융지원 확대
디지털 시대 대응 감독시스템 고도화 및 민원·분쟁 처리 혁신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부임 직후 모든 직원과 전 금융상품에 소비자보호 의식 및 프로세스를 장착하겠다고 강조해 온 만큼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는 행사다. 이 원장은 "아직 소비자 보호가 금융사 업무와 경영 문화에 충분히 내재화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2층 강당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가 개최됐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물론 금융소비자, 금융업계 및 유관기관 임직원, 외부전문가 등 250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금융감독원의 성과 보고, 금융회사 현장 개선 사례, 외부전문가 발표, 패널토론과 현장 질의응답 순으로 구성됐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행사는 그간의 금융소비자 추진 노력을 국민에게 보고드리고,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소비자 중심의 조직개편, 사전예방적 감독체계로의 전환, 민생금융범죄 엄정 대응, 포용금융·복지 기반 강화 노력 등 소비자보호를 추진해왔지만, 민원·분쟁이 계속 증가하고 시장에는 단기실적 중심의 영업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소비자보호가 금융회사의 업무와 경영문화에 충분히 내재화되지 못했다"면서 "소비자가 금융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진정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성과를 살펴보면 먼저 금감원은 감독·검사·분쟁조정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자 조직을 개편했다. 또 소비자보호를 임직원의 핵심 과제로 전환했다.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와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운영해 소비자 중심 거버넌스를 확립했다. 또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정례화해 전담 부서와 인력을 확대했다. 지난 2025년 7월부터 2026년 8월까지 민원·분쟁에서 확인된 문제를 제도개선 등으로 총 94건 연계했다.
금융상품의 생애주기별 사전예방적 감독체계도 구축했다. 금융 사고 이후 보상이나 징벌 방식의 감독을 넘어 부실상품이 출시되는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다. 금융상품 설계·제조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고위험상품 설계요건을 강화했다. 금감원은 업권별 TF 논의를 거쳐 '오는 4·4분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가장 분쟁이 많은 보험상품의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했다. 이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의 배타적 사전합의권(거부권)을 내규에 반영토록 했다.
판매 단계에서는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 마련, 가입절차 간소화, 다크패턴 방지 가이드라인 시행, 광고 심사 절차 개선 등이 이뤄졌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고난도 주가연계증권(ELS) 조기경보제, 재투자 유의사항 안내,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 안내, 카드 전월실적 안내 등으로 소비자 안내를 강화했다. 설계와 판매, 사후관리까지 상품의 전 주기의 감독체계를 강화한 것이다.
민생금융범죄 대응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플랫폼(ASAP)도 마련했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2025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663억6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불법사금융 원스톱 지원체계 마련과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 도입 추진 그리고 보험사기 방지 통합 플랫폼 구축도 진행됐다. 서민·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새희망홀씨 공급 확대,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상품 출시, 생계비계좌 활성화, 맞춤형 금융교육 확대 등이 추진됐다.
감독시스템 측면에서는 통합관제시스템(FIRST) 가동,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ORBIT) 구축, AI 기반 민원·분쟁 처리 종합포털 도입 등이 이뤄졌다.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소액 상속예금 통합지급, 고객 변경정보 원스톱 연계, 점포폐쇄에 따른 소비자 불편 해소, 대출금리 변경 안내 강화, 카드 해지 편의성 제고 등 제도개선도 추진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금융회사의 사례발표도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이사회 중심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고도화 사례를 발표했다. KB손해보험의 고객 데이터 활용 상품개발, NH투자증권의 CCO 독립성 강화, 현대카드의 성과평가에 소비자보호 지표 반영 등 현장 개선 사례도 공유됐다.
향후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과제 이행과 성과평가를 통한 보완과제 발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 내재화, 민생금융범죄 플랫폼 기능 강화, 디지털 시대 감독역량 제고, 민원·분쟁 시스템 혁신, 자본시장 변동성 관리, 감독행정 투명성 제고, 입법 보완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축사에서 "금융상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비대면 판매가 확대되면서 소비자 위험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금융감독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금융은 국민의 일상과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소비자보호는 곧 국민의 삶과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 요인을 발견하고 예방하는 사전예방 중심의 금융감독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