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살면서 월세 300만원 냅니다"…무주택자들 '퍽퍽한 서울살이'
[파이낸셜뉴스] 이사 성수기로 불리는 가을철을 앞두고 서울 월세 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서울 주택 평균 월세가 사상 처음 13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은 노원·도봉·강북구에도 고액 월세가 등장하며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평균 월세는 13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을 포함한 수치로, 서울 주택 평균 월세가 130만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월세 부담은 더 컸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0.91%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의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1.85%로 가장 높았으며 금천구(1.64%), 노원구(1.57%) 등도 월세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전세 물량의 급감과 이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있다.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차 계약이 늘어나면서 월세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꼽혀온 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고액 월세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노원·도봉·강북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 계약 가운데 월세가 300만원 이상인 거래는 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구에서 올해 6건의 고액 월세 계약이 신고돼 가장 많았고 노원구가 5건(지난해 1건), 도봉구 1건(지난해 0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봉구는 지난해까지 없었던 월 300만원 이상 거래가 처음 등장한 점이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월 200만원 이상·월 150만원 이상 월세 계약도 각각 증가했다. 월세 200만원 이상의 경우 노원구에서 지난해 42건에서 올해 68건으로 증가했고, 강북구(15건→69건), 도봉구 (6건→19건)으로 늘었다. 월세 150만원 이상 역시 노원구(234건→312건), 강북구(127건→188건), 도봉구(60건→113건) 모두 늘었다.
전셋값 상승이 월세 오름세로 이어지는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응해 집주인들이 실거주로 돌아서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드는 데다 보유세 등 주택 보유 비용이 임대료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질수록 월세 수요는 늘어나고,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전환에 따른 임대차 물량 감소와 주택 보유 비용의 임대료 전가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월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세와 월세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집값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운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월세는 무주택자에게 사실상 마지막 주거 사다리인 만큼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