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껍데기로 새긴 벌새…롤스로이스 '팬텀 허밍버드' 공개
브랜드 첫 전복 껍데기 상감
제작기법 개발에 9개월 투입
아내 위해 주문한 단 한 대
[파이낸셜뉴스] 롤스로이스모터카가 브랜드 최초로 전복 껍데기를 실내 장식에 적용하며 비스포크(개인 맞춤 제작)의 소재 영역을 넓혔다. 고객이 아내에게 헌정하기 위해 주문한 '팬텀 허밍버드'는 벌새의 깃털을 전복 껍데기와 자개로 표현한 단 한 대의 차량이다. 얇고 깨지기 쉬운 소재를 차량 실내에 적용하기 위해 제작 기법 개발에만 9개월 이상을 투입했다.
핵심은 전복 껍데기를 활용한 마케트리다. 마케트리는 조각들을 맞춰 무늬를 만드는 상감 기법으로, 롤스로이스가 이 기법에 전복 껍데기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껍데기 안쪽 진주층이 빛을 받아 청록빛을 내는 특성을 자개와 조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벌새 깃털의 광택을 표현했다.
뒷좌석 피크닉 테이블에는 날아오르는 벌새를 새겼다. 벌새 한 마리당 전복 껍데기와 자개 53개 조각을 사용했으며, 날개에만 18개 조각이 들어갔다. 뒷좌석 사이에 있는 워터폴 패널에는 같은 소재 84개 조각으로 식물 문양을 구성했다.
소재 가공을 위해 비스포크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장인들은 각 조각을 절단·마감한 뒤 얇은 목재인 베니어에 안착시키는 기법을 개발했다. 개발에는 9개월 이상이 걸렸으며, 공정을 최적화하기까지 여섯 차례 시도와 수정을 거쳤다.
각 조각은 레이저 절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고려해 최종 크기보다 0.06㎜ 크게 잘랐다. 이후 장인이 가장자리를 손으로 다듬어 조각 사이의 이음새가 드러나지 않도록 맞추고 래커로 마감했다. 여러 조각이 맞물리는 벌새 날개도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피크닉 테이블 두 개와 워터폴 패널 등 세 개 패널을 완성하는 데 총 45시간이 소요됐다.
시트는 크렘 라이트 가죽에 모카신과 탄 색상을 조합했으며, 바닥에는 씨쉘 색상 카펫을 적용했다. 천장에는 별빛을 표현하는 롤스로이스의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를 넣었다.
외관은 차체 하단을 와일드베리, 상단을 화이트 샌즈 색상으로 마감한 투톤으로 구성했다. 두 색상의 경계를 따라 장인이 화이트 샌즈 색상의 코치라인을 손으로 그렸으며, 차체 측면에도 날아오르는 벌새 문양을 더했다.
필 파브르 드 라 그랑주 롤스로이스모터카 비스포크 총괄은 "자연은 오랫동안 롤스로이스 비스포크에 풍부한 영감을 제공해 왔으며, 고객들은 우리에게 이를 새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풀어내도록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텀 허밍버드는 전복 껍데기라는 새로운 소재를 통해 디자이너와 장인들에게 창의적·기술적 도전을 안겼으며, 그 결과 벌새 특유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우아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