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1억 줬는데'...실거주 유예 '또' 연장에 "왜 팔았나"
실거주 의무 또 다시 유예 중개사들 "신뢰 바닥으로" '전월세 변동' 주의 목소리도
[파이낸셜뉴스] "이사 지원비 1억원씩 주면서 임차인을 내보내고 아파트를 팔았는데, 또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가 유예됐다며 집주인들이 '괜히 팔았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때보다 지금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 기회비용까지 발생한 상황이라 (매도자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입니다."(서울 서초구 A공인중개사)
국토부가 토허 구역 실거주 의무 유예를 또 다시 발표한 17일. 이날 만난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한강벨트(용산, 마포, 성동, 광진, 영등포), 서울 외곽 공인중개사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정책이 너무 많이 바뀌어 당황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상담을 받는 동안에도 공인중개사들 전화기는 계속 울렸다. "그냥 토허제 실거주 의무 유예가 계속 될 거라고 생각하겠다"고 하는 중개사도 있었다.
■"매물은 늘겠지만, 신뢰는 바닥으로"
국토부는 이날 토허 구역에서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는 조치의 신청 기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관련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은 오는 18일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1일부터 시행되고 시행일 기준 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 전체에 적용된다.
서울 각 지역에 분포한 공인중개사들은 단기적으로 매물은 늘겠지만 정책을 너무 자주 바꾸는 탓에 매수자, 매도자 모두 정부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한다.
강남구 B동의 공인중개사는 "이번에는 다르다고 자신있게 말하던 정부 모습을 믿고 실거주 의무 유예가 끝난다고 했던 5월 9일 이전까지 급매로 주택을 정리한 사람들이 많다"며 "먼저 움직인 사람들만 바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급매도 나오기 힘들다는 예측이다. 마포구 대단지 인근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는 "실거주 의무가 1년 유예됐으니 매도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시간을 번 셈"이라며 "전세를 낀 매물이 시장에 더 많이 나오겠지만 급매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은 오히려 거래가 더 늘어나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북구 C 공인중개사는 "일시적으로는 '갭투자' 매물이 시장에 풀리며 가격이 소폭 하락할 수도 있겠지만 진입 수요가 많아 가격은 금방 다시 회복할 것"이라며 "강북만 해도 짧은 시간 많이 올랐는데, 여전히 문의가 많다"고 했다.
■"전월세 변동성, 가격 하락 제한적"
전문가들은 실거주 유예 조치에 따라 전월세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이번 유예 조치로 세제 개편을 앞두고 출회되는 매물들이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게 됐다"면서도 "임대사업자, 비거주 주택자,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이 집중되면 전월세 매물 역시 동반 감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전월세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수자가 올해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자여야 하고, 입주 후 2년간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유지되기 때문에 토허 구역 내 매물 급증, 가격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