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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서 지적받은 '반도체 물 문제'…호남서 또 반복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루 65만t 필요한데 댐 유입량 최대 72% 급감
영산강 용수 안정성 전국 수계 중 가장 취약
발전용댐 물 끌어쓰기도 법적 근거 미비
입법조사처 "용인 문제 해결 않고 같은 방식 반복"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꼽히는 광주 군공항 전경. 연합뉴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꼽히는 광주 군공항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 계획을 두고 국회에서 안정적인 물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전용 댐의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도 미비한 데다 영산강·섬진강 수계를 둘러싼 지역 간 물 갈등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1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팩트 체크 :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안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약 65만t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복댐에서 30만t, 장흥·보성강·나주댐에서 각각 10만t, 주암댐에서 5만t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광주제1하수처리장에서는 하루 30만t의 하수재이용수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안정성이다. 입법조사처가 장흥·보성강·나주·주암댐의 2021~2025년 유출입량을 분석한 결과 강수량에 따른 변동 폭이 컸다. 보성강댐의 2024년 유입량은 최근 5년 평균보다 84% 많았던 반면 장흥댐의 2022년 유입량은 평균보다 72.2% 적었다.

정부가 평가한 생활·공업용수 이수 안전도에서도 영산강은 3.4등급으로 금강 2.9등급, 섬진강·한강 2.4등급, 낙동강 1.9등급보다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규모 용수를 중단 없이 공급해야 하는 만큼 가뭄 등 기후 여건에 따라 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적 문제도 남아 있다. 정부 계획에는 발전용댐인 보성강댐의 발전용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입법조사처는 발전용수의 목적 외 사용을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고, 현행 제도에서는 공업용수를 공급하고도 사용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화천댐 용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도 제기된 문제다.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을 추진하며 발생한 문제에 대해 법·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같은 방식으로 호남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역 간 물 갈등도 변수다. 클러스터가 들어설 광주는 영산강 수계지만 공급 예정 용수 상당 부분은 섬진강 수계에서 가져오는 구조다. 입법조사처는 섬진강 물이 장기간 다른 지역에 공급되면서 물 이용을 둘러싼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존재해왔다며 물관리 협정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과거 보고서에서 호남지역의 물 부족을 전망했음에도 이번 계획에서는 댐과 하수재이용수의 공급 목표량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입법조사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용수 공급의 지속가능성을 먼저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 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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