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수험생 음료는 옛말… 소비층 넓어진 에너지 드링크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식음료 침체 뚫고 나홀로 성장
저당·저칼로리·천연 카페인 앞세워
40대 구매 증가율 20대보다 높아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 에너지 드링크가 전시돼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 에너지 드링크가 전시돼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과거 강한 단맛과 고카페인으로 수험생들이 주로 소비하던 에너지음료의 주 소비층이 바뀌고 있다. 제로 슈거, 저칼로리, 천연 카페인 등을 앞세워 운동 및 일상 업무 속으로 음용 빈도가 확대되면서 4050세대로도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에너지 드링크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구매 증가율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40대의 구매 증가율은 21.7%였고, 뒤이어 20대가 19.1%, 50대가 14.6%, 30대가 9.2% 증가했다. 2030세대보다 4050세대가 에너지 드링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전반적인 국내 식음료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나 홀로 성장 중이다. 과거 고카페인과 강한 단맛으로 수험생들이 밤을 새우며 마시던 에너지 드링크는 저당, 저칼로리 등을 앞세워 소비층을 늘리고 있다. 당과 칼로리를 낮춘 제품은 물론 식물 유래 카페인이나 천연 카페인, 비타민·타우린 등 다양한 소재를 조합한 제품까지 선택지를 넓히는 추세다. 업무 중간에 졸음을 쫓거나 운동 전 각성 효과를 위해 이를 찾는 4050세대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

유통 채널 중에서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며, 편의점 내 에너지 드링크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6.1%로 훌쩍 뛰었다.

이에 발맞춰 업계에서도 세분화된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우선 한국코카콜라는 운동을 즐기는 헬스인과 다이어터를 겨냥해 무당 및 저당 라인업인 '몬스터 울트라' 시리즈를 내놓았다. 당은 줄여 건강을 챙기면서 운동 전 각성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몬스터의 경쟁사인 레드불도 이에 맞춰 저당과 무당 라인업을 확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기존 에너지 드링크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핫식스 글로우'를 선보였다. 식물 유래 카페인을 사용해 카페인 함량을 낮추는 한편,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핫식스 더킹 프로즌 블루 제로'를 추가하며 제로 제품군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팔도와 hy가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기획한 글로벌 브랜드 '아리(ARIH)'의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는 강한 자극보다 '균형 있는 에너지 충전'을 제품 콘셉트로 내세웠다.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로 설계하고 인공색소, 인공향료, 인공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업계는 운동, 파티 등 에너지 드링크의 본래 소비 목적이 국내에서도 점차 다변화하며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레드불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운동 전 각성이나 파티에서 밤새워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 에너지 드링크의 본래 소비 목적"이라며 "국내에서는 유독 수험생 음료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본래 목적에 맞춘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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