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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 80억弗 역대 최대…산은·수은·공기업 KP와 '달러 쟁탈전'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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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흡수'서 '달러 확보'로 외환정책 변화
내년 만기 10억弗…전액 발행시 순발행 70억弗
대미투자 본격화에 외화 유동성 버퍼 확보
NH證 "중장기 SSA 투자수요 경합 가능성"

산업은행 여의도 본사 사옥 이미지. 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 여의도 본사 사옥 이미지. 산업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한도를 역대 최대인 80억달러로 끌어올리면서 한국계 외화채권(KP) 시장의 수급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들어오는 달러'를 관리하던 외환정책이 해외·대미투자 확대에 맞춰 '나갈 달러'를 미리 확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외평채 공급이 늘어나면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공기업 KP가 글로벌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정부의 2027년도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는 80억달러로 제시됐다. 국회에서 확정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다.

정부는 올해도 2월 달러화 외평채 30억달러, 7월 유로화 외평채 17억유로를 발행해 50억달러 한도를 사실상 모두 소진했다. 특히 내년에는 정부안 단계부터 80억달러를 책정했다.

이세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안에서부터 조달 여력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에서 외화 조달의 정책적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음을 시사한다"며 "2027년에도 과거 대비 한도 활용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경에는 외환시장의 구조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와 자본 유입으로 들어오는 달러를 흡수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해외투자와 대미 전략투자 확대로 밖으로 나가는 달러에 대비해 외화를 직접 조달할 필요성이 커졌다. 원화 약세기에 현물환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사들이면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어 해외시장에서 직접 달러·유로를 조달하는 외평채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한미전략투자기금도 외화 유동성 확보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연구원은 "외평채가 기금의 직접 재원은 아니지만 외화자산의 운용 제약이 커질수록 정부가 유동성 높은 외화 버퍼를 사전에 확보하려는 유인이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표시 외평채는 10억달러다. 정부가 80억달러 한도를 모두 사용하면 순발행은 70억달러에 달한다.

관건은 공공부문 KP와의 경합이다. 외평채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공기업 외화채는 글로벌 SSA(Sovereigns, Supranationals, Agencies) 투자자군을 공유한다. 외평채 공급이 구조적으로 늘어나면 같은 한국물 안에서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면서 국책은행·공기업의 조달 스프레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절대 규모만 보면 공급 충격을 불러올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외평채와 특수은행·공사 모두 SSA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KP 발행에서 경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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