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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6연패? 그땐 내가 없었잖아"... 아시아 최강 슈터 이현중의 절대위엄 [나고야 AG]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3점포 7방+14리바운드 원맨쇼… 천적 이란 77-51 완파 '은메달 확보'
"이란전 6연패? 신경 안 썼다"… 코트 지배한 에이스의 압도적 품격
"오늘은 림이 1.3배 커 보였다"… 20일 中-日 승자와 12년 만의 金 격돌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이현중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스1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이현중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란전 6연패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없었으니까요."

한국 남자 농구를 12년 동안 옭아맸던 질긴 악연의 사슬을 끊어낸 주인공은 거침이 없었다. 실력으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한 에이스만이 품을 수 있는 당당하고 섬뜩한 자신감이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FIBA 랭킹 57위)은 18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난적 이란(28위)을 77-51로 대파했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오르며 잃어버린 아시아 맹주 타이틀 탈환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이현중이 슛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이현중이 슛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경기의 지배자는 단연 이현중이었다. 이현중은 이날 3점 슛 7개를 포함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6점에 14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더블더블' 괴물 활약으로 코트를 완벽히 장악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이현중은 이란전 연패를 끊어낸 소감을 묻자 어깨를 으쓱하며 "그땐 제가 없었다"는 명쾌한 한마디로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승리해서 기쁘지만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며 냉정함을 유지했다.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77-51로 승리를 거둔 한국 이현중이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뉴스1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77-51로 승리를 거둔 한국 이현중이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뉴스1

이날 한국은 40분 내내 이란에 단 한 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는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 팀 전체가 시도한 2점 슛 성공(12개)보다 많은 14개의 3점포(33개 시도)를 꽂아 넣으며 외곽에서 승부를 갈랐다. 이현중은 폭발적인 슛 감각에 대해 "컨디션이 특별했던 건 아니다. 나는 늘 똑같다"면서도 "경기 흐름을 읽으려 집중했을 뿐인데, 오늘은 림이 평소보다 1.3배 정도 커 보이는 느낌이었다. 슈터라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에이스로서의 품격과 겸손도 잊지 않았다. 이현중은 "신장이 좋은 팀들은 백코트와 트랜지션 수비가 취약하기 마련인데 우리의 강점은 빠른 트랜지션 공격이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이승현, 장재석, 최준용 등 형들과 정현이가 골 밑에서 치열하게 몸싸움을 해준 덕분에 내가 편하게 리바운드를 잡고 외곽 찬스를 살릴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은메달을 확보하며 기세를 올린 한국은 이어지는 중국-일본전의 승자와 오는 20일 대망의 금메달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

마지막 결전을 앞둔 이현중의 시선은 확고했다. 그는 "이제는 누구와 맞붙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간절히 원하느냐의 싸움"이라며 "간절한 만큼 코트 위에서는 더 냉정해야 한다. 결승전이라고 해서 안 하던 플레이를 하기보다 우리가 준비해 온 농구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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