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6연패? 그땐 내가 없었잖아"... 아시아 최강 슈터 이현중의 절대위엄 [나고야 AG]
3점포 7방+14리바운드 원맨쇼… 천적 이란 77-51 완파 '은메달 확보'
"이란전 6연패? 신경 안 썼다"… 코트 지배한 에이스의 압도적 품격
"오늘은 림이 1.3배 커 보였다"… 20일 中-日 승자와 12년 만의 金 격돌
[파이낸셜뉴스] "이란전 6연패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없었으니까요."
한국 남자 농구를 12년 동안 옭아맸던 질긴 악연의 사슬을 끊어낸 주인공은 거침이 없었다. 실력으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한 에이스만이 품을 수 있는 당당하고 섬뜩한 자신감이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FIBA 랭킹 57위)은 18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난적 이란(28위)을 77-51로 대파했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오르며 잃어버린 아시아 맹주 타이틀 탈환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경기의 지배자는 단연 이현중이었다. 이현중은 이날 3점 슛 7개를 포함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6점에 14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더블더블' 괴물 활약으로 코트를 완벽히 장악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이현중은 이란전 연패를 끊어낸 소감을 묻자 어깨를 으쓱하며 "그땐 제가 없었다"는 명쾌한 한마디로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승리해서 기쁘지만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며 냉정함을 유지했다.
이날 한국은 40분 내내 이란에 단 한 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는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 팀 전체가 시도한 2점 슛 성공(12개)보다 많은 14개의 3점포(33개 시도)를 꽂아 넣으며 외곽에서 승부를 갈랐다. 이현중은 폭발적인 슛 감각에 대해 "컨디션이 특별했던 건 아니다. 나는 늘 똑같다"면서도 "경기 흐름을 읽으려 집중했을 뿐인데, 오늘은 림이 평소보다 1.3배 정도 커 보이는 느낌이었다. 슈터라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에이스로서의 품격과 겸손도 잊지 않았다. 이현중은 "신장이 좋은 팀들은 백코트와 트랜지션 수비가 취약하기 마련인데 우리의 강점은 빠른 트랜지션 공격이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이승현, 장재석, 최준용 등 형들과 정현이가 골 밑에서 치열하게 몸싸움을 해준 덕분에 내가 편하게 리바운드를 잡고 외곽 찬스를 살릴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은메달을 확보하며 기세를 올린 한국은 이어지는 중국-일본전의 승자와 오는 20일 대망의 금메달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
마지막 결전을 앞둔 이현중의 시선은 확고했다. 그는 "이제는 누구와 맞붙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간절히 원하느냐의 싸움"이라며 "간절한 만큼 코트 위에서는 더 냉정해야 한다. 결승전이라고 해서 안 하던 플레이를 하기보다 우리가 준비해 온 농구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