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ECB 총재 조기 사임 시사…WEF 수장·佛 대선출마설 '솔솔'
18일 인터뷰서 "2027년 떠날 것"…10월 임기 완주엔 "지켜보자" 여운
세계경제포럼(WEF) 차기 의장 내정설 확산
佛 노르망디 행사 참석·회고록 출간 겹치며 정계 복귀 관측도
佛, 크놋 네덜란드 전 총재 지지 속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 노려…독일과 신경전 예고
[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내년 10월로 예정된 임기 만료 전 중도 사임할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내년 초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다보스포럼(WEF) 차기 의장 내정설과 프랑스 대선 출마설 등 거취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ECB 총재 자리를 놓고 프랑스와 독일 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아일랜드 국영 RTE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2027년에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7년 10월 임기를 다 채우고 떠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지켜봐야 한다"고 답하며 조기 사임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시기가 언제이든 가장 전문적인 방식으로 퇴임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의 조기 사임설은 최근 세계 최대 경제인 회의인 세계경제포럼(WEF)과 프랑스 정계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며 불거졌다. 외신들은 지난해부터 리더십 위기를 맞은 WEF가 라가르드를 차기 수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며 본인도 이를 수락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해왔다.
여기에 최근 프랑스 내 행보가 겹치며 대선 출마설도 부채질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내년 1월 회고록 '레이디 퍼스트' 출간 일정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내각 시절 동료였던 에르베 모랭 의장의 초청으로 노르망디 지역 '사과축제'에서 연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대선 후보가 아니다"라며 "언제 그만둘지 알아야 할 나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유럽 통합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라가르드 총재의 퇴임 시계가 빨라질 조짐을 보이면서 ECB 후임 인선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미 막이 올랐다. 특히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 마린 르펜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해 'ECB 새판짜기'를 서두르는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차기 총재로 클라스 크놋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를 지지하는 대신 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를 프랑스가 차지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유럽 관가 고위직 인사를 양분해온 독일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독일 역시 ECB 실세인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를 통해 통화정책에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으며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도 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를 차기 ECB 총재로 내세워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독일 출신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재임 중이라 최고위직 독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를로스 쿠에르포 스페인 경제부 장관은 "총재의 임기 완주 여부는 본인의 결정"이라면서도 "총재직뿐만 아니라 내년 임기가 끝나는 여러 공석들에 대해 ECB 미래를 위한 논의를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