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전장, 여자는 공장에…北, 러 위험지역서 '외화벌이'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외화 확보를 위해 러시아에 대규모 노동 인력을 보내면서 현지에 파견된 주민들이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도 전쟁으로 인력난을 겪는 러시아 공장과 물류시설 등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가 북한 주민에게 발급한 비자는 약 3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약 4배 늘어난 규모다.
발급된 비자의 상당수는 유학 비자로 분류됐다. 다만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주민의 해외 노동과 이를 통한 외화 수입을 제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유학 비자가 노동자 파견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은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을 1만5000~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약 7500달러(약 1041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약 1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 인원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북한에서는 전사자를 추모하는 수백개의 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군 병력뿐 아니라 민간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전쟁 장기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진 러시아의 생산·물류 현장에 북한 여성들이 투입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이 근무하는 일부 시설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올여름 러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창고 20여곳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사망자의 국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격을 받은 시설 가운데 최소 한 곳에서는 북한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의 근무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는 러시아의 드론 생산시설에 배치됐으며 캐비어 생산공장 등 단순 노동이 필요한 사업장에서도 북한 인력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WSJ에 "김정은의 주요 관심사는 주민들의 생사가 아니라 재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