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의 역습, 약한 곳부터 터졌다…저신용 자영업 연체율 45%
3등급 연체율 0.05%로 되레 하락
9등급 4.56%→23.58%…5년새 5배
10등급은 44.64%…절반 가까이 연체
은행채 1년물 4% 돌파…취약차주 압박 가중
[파이낸셜뉴스] 고금리 충격이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부터 파고들고 있다. 우량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5년 전보다 오히려 낮아진 반면 9등급 연체율은 5배 넘게 뛰었고, 최하위 10등급은 45%에 육박했다. 같은 금리를 맞고 있지만 빚을 버틸 수 있는 차주와 그렇지 못한 차주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을 금융감독원 표준 10등급 체계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3등급 차주의 평균 연체율은 0.05%에 그쳤다. 2021년 말 0.07%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반면 신용도가 낮아질수록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7등급 연체율은 2021년 말 1.68%에서 지난달 말 6.58%로 약 4배 뛰었다. 같은 기간 9등급은 4.56%에서 23.58%로 5.2배 치솟았다.
최하위인 10등급 연체율은 지난달 말 44.64%에 달했다. 대출받은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연체 상태인 셈이다. 지난해 말 38.20%와 비교해도 6.44%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10등급 자영업자 연체율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신용등급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5등급 연체율은 2021년 말 0.06%에서 지난달 말 0.46%로 높아졌다. 절대 수준은 아직 1%를 밑돌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7배 이상으로 뛰었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용대출과 기업대출 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연 4.008%로 올라 2023년 11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4%대를 넘어섰다. 18일에는 4.033%까지 상승했다.
특히 저신용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최근 들어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7등급은 올해 6월 말 5.25%에서 7월 말 5.99%, 지난달 말 6.58%로 두 달 만에 1.33%포인트 상승했다. 9등급도 7월 말 18.69%에서 지난달 말 23.58%로 한 달 만에 4.89%포인트 뛰었다.
문제는 저신용 차주의 부실이 이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면 신규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담보대출을 포함한 다른 차주의 자금조달 문턱까지 높아질 수 있다.
실제 같은 신용등급에서도 자영업자의 취약성은 두드러진다.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전체 기업대출의 7등급 연체율은 3.20%로, 개인사업자 7등급 연체율 6.58%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금리 양극화'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당시 동결 소수의견을 낸 황건일 금통위원은 시장금리가 금리 인상 기대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취약부문과 양극화 심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