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배우 이성훈, 영화 '반달'로 돌아오다…감독·주연·무술감독까지
90년대 액션배우로서 주목 받았던 이성훈이 영화 '반달'을 통해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감독과 주연, 무술감독까지 직접 맡아 자신의 영화 인생과 무술에 대한 철학을 한 편의 작품에 담았다.
이성훈은 과거 영화 '테러리스트'에서 최민수의 빌런 역으로 강렬한 액션과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후 자신이 쓴 소설 '부킹 오브 나이트'를 영화화한 '부킹 쏘나타'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1996년 신세대 나이트클럽 '줄리아나'를 배경으로 한 '부킹 쏘나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욕망, 방황을 그린 작품으로, 현재 SK, KT, LG, 웨이브, 왓챠, 티빙 등에서 방영되고 있다.
■ 전통무술과 인간 군상을 담은 '반달'
'반달'은 이소룡과 성룡, 견자단 등의 액션에 열광했던 동양 전통무술이 서양식 이종격투기와 격투 스포츠의 확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전통무술의 부활에 그치지 않는다. '싸움과 무도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을 통해 무도의 정신과 자기방어의 의미를 되짚는 한편, 물질만능주의와 기회주의가 만연한 사회의 인간 군상을 블랙코미디와 액션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인간을 '반달', '온달', '초달'이라는 세 유형으로 구분한다. 반달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심을 좇는 사람, 온달은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타인을 사랑하고 온전한 인품을 지키는 사람, 초달은 옳고 그름을 가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사람을 상징한다. 영화는 이들의 충돌을 통해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슨 달인가?"
'반달'의 액션 장면에는 이성훈이 바라보는 무도의 철학이 녹아 있다. '최면수' 에피소드에서는 강한 상대와 맞설 때 두려움을 억누르기보다 떨림을 받아들이고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가르침이 등장한다. 초달은 온달에게 "떨리면 떨어"라고 말하며, 두려운 상황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강조한다.
'꿩수'에서는 무도의 목적이 정신무장과 자기방어에 있지만, 싸움에서는 무엇보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관점을 보여준다.
또 이종격투기 관장과의 대결에서는 규칙이 달라지면 승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전통무도와 현대 격투의 차이를 드러낸다.
이처럼 '반달'은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무도와 싸움, 생존과 인간의 선택에 대한 질문을 담아낸다.
■ '최면수'와 '꿩수'…액션 속에 담은 무도의 철학
이성훈은 '부킹 쏘나타'를 에로영화라는 이유로 낮춰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자신의 영화관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생 자체가 액션이고 에로인데 삶의 반쪽인 에로를 비하하는 것은 삶의 리얼리티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사랑과 욕망 역시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부킹 쏘나타'가 젊은 세대의 사랑과 욕망, 소비문화를 다룬 작품이었다면 '반달'은 무술과 생존, 인간의 선택을 통해 보다 넓은 사회와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반달'은 지난 1일부터 SK,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씨네폭스 등을 통해 상영되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15일에는 씨네폭스에서 '왕과 함께 사는 남자'를 제치고 2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배우에서 감독과 무술감독으로 영역을 넓힌 이성훈은 '반달'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무술에 대한 철학, 인간에 대한 시선을 직접 영화로 표현했다.
과거 액션배우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이제는 자신의 세계를 직접 연출하는 창작자로 다시 관객 앞에 선 것이다.
'반달'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물질과 생존을 좇는 반달인가, 사랑과 인품을 지키는 온달인가, 아니면 잘못을 바로잡는 초달인가. 그 답은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관객 각자의 삶에서 찾아야 할 몫이다.
[email protected] 한갑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