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진 적 있어도 '생애최초' 된다…상속·분양권 예외기준 나온다
금융당국 '불가피한 사유' 유권해석
은행연합회 통해 사례·질의 취합
수도권·규제지역 LTV 70% 적용 가능
은행들 "자의적 판단 부담"에 기준 구체화
[파이낸셜뉴스] 과거 주택을 보유한 이력이 있어도 상속이나 무산된 분양권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면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그동안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은행들이 대출 심사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금융당국이 직접 예외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20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주택 보유 이력이 있더라도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할 수 있는 '불가피한 사유'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놓을 예정이다. 은행연합회가 은행들의 질의를 취합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공통적으로 제기된 사례부터 신속하게 판단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발표한 8·13 부동산 대책에서 미성년 시절 주택 지분을 상속받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생애최초 LTV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생애최초 LTV는 수도권·규제지역 70%, 비규제지역 80%다.
문제는 '불가피한 사유'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은행 자율심사에 맡겼지만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예외를 인정했다가 향후 검사 과정에서 지적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유권해석에는 사업 무산으로 분양권을 보유했지만 실제 주택 취득까지 이어지지 않은 경우와 상속받은 주택 지분을 처분한 뒤 생애최초 주담대를 신청하는 경우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예외 기준 구체화는 최근 생애최초 주택 매수가 급증한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대출 가능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생애최초 매수자의 등기 건수는 9343건으로 2020년 8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 집합건물 가운데 생애최초 매수 비중도 53.8%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투기적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예외 심사는 상대적으로 혼선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임대하면서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은 경우 전세대출을 제한하되 부모 봉양이나 직장 이동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면 여신심사위원회를 거쳐 예외를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에서는 부모 봉양이나 직장 이동 등 기존 실수요 판단 기준이 이미 있는 만큼 이를 준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유권해석의 핵심은 '주택 보유 이력'만으로 생애최초 혜택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데 있다. 상속이나 사업 무산 등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주택 보유 이력이 생긴 실수요자를 어디까지 구제할지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경계선을 제시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