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만들고 우주 나가고… 제약 3·4세 ‘영토확장’ 분주
유유 유원상, 동물 헬스케어 확장
보령 김정균, 美 우주기업에 투자
동화 윤인호, 베트남 유통망 공략
매출·이익 연결 ‘경영성과’ 시험대
국내 제약업계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사업을 이어받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성장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우주 헬스케어부터 동물의약품, 해외 인수합병(M&A)까지 선택한 사업 분야도 제각각이다. 다만 새로운 사업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차세대 오너들의 '색깔'이 경영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 오너 3세 유원상 대표는 최근 직접 팟캐스트 진행자로 나섰다. 'Robert's YUniverse'를 통해 제약·바이오뿐 아니라 K컬처, 음식, 여행, 반려동물 건강 등을 다룬다. 특히 수의학 바이오테크와 동물 건강 분야를 주요 콘텐츠로 다루면서 유유제약이 추진하는 동물의약품 사업과의 연결 가능성도 주목된다.
유유제약은 동물의약품과 동물의약외품, 동물건강기능식품, 동물용품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 대표가 직접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시장 동향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만큼 향후 사업 확장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보령 오너 3세 김정균 대표는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2022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우주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를 비롯해 달 착륙선 개발사 등에 투자했으며, 우주 공간을 활용한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 인프라 구축 등을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제시했다.
제약사가 우주라는 이종 산업에 뛰어든 만큼 시장의 관심도 컸다. 다만 우주 사업은 투자 이후 사업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분야다. 당장 기존 제약사업의 매출을 대체할 만큼 실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성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너 4세 윤인호 대표가 이끄는 동화약품은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의약품 중심 사업에서 화장품과 음료 등 소비재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전략이다. 동화약품은 최근 후시딘을 활용한 더마 화장품 '후시다인'에 이어 활명수 브랜드를 확장한 탄산음료 '소다활'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기존 브랜드의 외연 확대에 나섰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핵심은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다. 동화약품은 2023년 중선파마 지분 51%를 인수하며 베트남 의약품·뷰티 시장에 진출했다. 의약품 유통망을 기반으로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베트남의 헬스·뷰티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들 차세대 경영인의 행보는 방향은 다르지만 기존 제약사업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직접 발굴한다는 공통분모로 묶인다. 과거 오너 3·4세의 경영 참여가 지분 승계와 경영권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사업 전략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경영인들의 신사업 발굴 자체보다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3·4세들이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 새로운 사업을 선택하면서 경영 스타일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다만 신사업은 투자 이후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결국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해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