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협상 '상업적 합리성' 벼랑 끝 대치…"파기·좌초 가능성도 열려 있어"
韓 "수익·회수 담보돼야", 美 "선(先)합의" 압박 속 '인내심 한계'
年 200억달러 한도 명문화, 우산식 SPC 등 팩트시트 핵심 쟁점 충돌
루이지애나 LNG 등은 제외 가닥…22일 국회 보고 일정 불투명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대미 전략투자 협상이 '상업적 합리성' 보장을 둘러싼 양국의 팽팽한 이견으로 막판 벼랑 끝 진통을 겪고 있다. 우리 정부는 수익성과 투자금 회수 방안이 명확히 담보되지 않으면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협상 자체가 무산(파기)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20일 여권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상호관세 합의 이후 9개월여간 이어진 대미투자 세부 협상이 막판 암초를 만났다. 미국 측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투자 부문에 대한 선(先)합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 측은 '상업적 합리성'을 담보할 안전장치 명문화를 강력히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제가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어 다시 얘기하는 중"이라며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 투자금 회수와 수익 배분, 손실 발생 시 대처 방안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협상 난항을 직접 시사했다.
이러한 '상업적 합리성 우선' 원칙에 따라 미국이 원했던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건설, 미 중서부 탄소포집저장(CCS) 사업,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사업 등은 이번 합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남은 핵심 쟁점들에서의 대립은 여전히 첨예하다. 가장 큰 화두는 '연간 투자액 상한 200억 달러' 명문화다. 우리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천문학적인 '추가 청구서'를 막기 위해 송금 한도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기존 조인트 팩트시트(사전합의)에 포함됐던 6가지 세부 항목의 반영 여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측은 투자금 회수와 손실 보전을 위해 진척이 느린 사업과 수익이 나는 사업의 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우산(엄브렐라)형 특수목적법인(I-SPV)' 설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PM) 선임, 돌발 변수 발생 시 투자 중단 및 이익 배분 비율 조정 권한 등을 강력히 요구 중이다. 반면 미국 측은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 상업성 검토 전부터 투자를 압박하며 한국의 꼼꼼한 요구사항에 난색을 표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집요한 요구에 미국 측 역시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산업부의 국회 상임위 보고는 한 차례 연기됐다. 오는 22일로 다시 일정이 잡혔으나,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이마저도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의 협상 대원칙은 상업적 합리성이 분명하게 담보돼야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측과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협상이 파기 내지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열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