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심장부 모스크바 뚫렸다…우크라, 1600대 드론 '사상 최대' 대공습
1600대 드론 띄워 모스크바 핵심 정유공장 등 타격…항공편 마비·회항
젤렌스키 "신형 탄도미사일 등 자국산 무기로 러 자금줄 타격"
통제 속 치러진 러 총선…러 당국 "선거 방해 목적의 사이버·드론 테러" 비난
러, 138대 드론으로 키이우 등 맹폭…어린이 등 우크라 민간인 8명 사망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선거 마지막 날인 20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해 전쟁 발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습을 단행했다. 모스크바의 핵심 정유 시설이 화염에 휩싸이고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대규모 폭격을 가하며 양국 간 '인프라 타격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 모스크바 향한 450대 드론…정유공장 불타고 공항 마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 방공망이 1600대 이상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했으며 이 중 450대가 모스크바를 향해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공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공습으로 모스크바 남동부 카포트냐에 위치한 '가스프롬네프티-모스크바' 정유공장이 타격을 입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시설은 모스크바 수도권 연료 시장의 약 40%를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다.
민간 피해도 잇따랐다. 모스크바 외곽 라멘스코예 지역에서는 드론이 21층 주거용 건물을 강타해 화재가 발생하며 600여 명이 대피했다. 모스크바주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44세 여성과 고령의 남성 등 2명이 숨지고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물류 창고와 발전소 등도 피해를 보았다.
모스크바 일대의 4개 주요 공항은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통제되며 마비됐다. 최소 30여 편의 항공기가 결항되거나 이륙이 연기됐으며, 이스탄불을 출발해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으로 향하던 튀르키예 항공 소속 여객기가 공습을 피해 이스탄불로 회항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 젤렌스키 "신형 미사일 첫 사용"…트럼프 '공격 중단' 발언 무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플라밍고' 폭발 드론, '팔랴니차' 순항미사일과 함께 신형 자국산 탄도미사일 '펠리칸(FP-7)'이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 타격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심 석유·물류 시설을 타격했다"며 "이는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지탱하는 수십억 달러의 자금줄을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4일 "양국이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양측 모두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은 채 맹렬한 공방을 이어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 러 "선거 방해 공작" 분노…우크라에 대규모 보복 공습
러시아 당국은 이번 공습이 18~20일 사흘간 치러진 하원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테러'라고 맹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 기반을 다지는 이번 선거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이다. 반전 성향의 야블로코당이 대법원판결로 정당명부에서 제외되는 등 철저한 통제 속에 치러졌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스크바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 역시 밤사이 강력한 사이버 공격을 받았으나 이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가하며 참혹한 인명 피해를 낳았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19일 밤부터 20일 새벽 사이 샤헤드와 제트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무인기 등 138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을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 키이우주 파스티우 지역 주택가가 폭격을 맞아 어머니와 어린 두 자녀 등 4명이 숨졌고, 북동부 수미 지역에서도 차량이 드론 공격을 받아 4명이 숨지는 등 최소 8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을 통해 우크라이나 무기 제조업체 '파이어 포인트'의 키이우 창고와 오데사 항구의 화물선 등 군사 타깃을 명중시켰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