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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후견인 보수 '깜깜이'…"기본보수에 업무량·난이도 가산해야"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산정 기준 불명확해 보수 예측 어려워
온율 심판 119건 분석…"부족한 보수, 공적 재원 보전해야"

전문가후견인 보수 '깜깜이'…"기본보수에 업무량·난이도 가산해야"

[파이낸셜뉴스] 전문가후견인의 보수를 정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피후견인과 가족은 부담할 금액을 예측하기 어렵고, 후견인은 저보수나 무보수로 일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표준화된 기준을 마련해 기본보수를 정하고 실제 업무량과 사건 난이도, 전문업무 수행 여부에 따라 보수를 더하는 등 혼합적인 보수체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가족도 후견인도 적절한 비용 몰라 '난감'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YK 강남주사무소에서는 '전문가후견인 보수체계 표준화 및 보수청구 가이드라인 연구 결과보고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후견협회가 주최하고 협회 부설 의사결정지원연구소가 주관하며 법무법인 YK가 후원했다. 배광열 사단법인 온율 변호사와 한진수 한국후견사회복지사회 사회복지사가 발표한 뒤 전문가 4명의 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한국후견협회 부설 의사결정지원연구소의 '전문가후견인 보수체계 표준화 및 보수청구 가이드라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민법은 가정법원이 피후견인의 재산 상태와 기타 사정을 고려해 상당한 보수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후견인은 친족 사이에 재산관리나 신상보호를 둘러싼 분쟁이 있거나 적절한 친족후견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 선임된다. 변호사와 법무사, 사회복지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자격자나 관련 법인이 주로 맡는다.

하지만 재산 규모와 업무량, 사건 난이도 등이 보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주는 표준화된 기준은 충분히 공개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피후견인과 가족은 전문가후견인이 선임될 경우 앞으로 부담할 금액을 예측하기 어렵다. 후견인 역시 자신이 수행한 업무에 얼마의 보수가 인정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전문가후견인으로 활동한 사단법인 온율이 받은 후견보수수여 심판 119건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후견인 또는 후견감독인이 선임된 피후견인 42명이다.

119건 가운데 매월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도록 한 심판은 6건에 그쳤다. 나머지 113건은 일정 기간 실제로 수행한 업무를 토대로 사후에 보수를 결정한 사례였다.

온율 사례에서는 후견보수가 피후견인의 재산 규모만으로 결정되기보다 실제 업무시간과 업무 내용, 사건 난이도 및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재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사건에서는 재산 규모에 따른 시간당 평균 보수액 차이가 크지 않았다.

연간 업무시간이 200시간 미만인 사건의 시간당 평균 보수액은 약 9만1000원에서 10만3000원 사이였다. 반면 연간 200시간 이상 일한 사건은 약 8만1000원으로 오히려 낮았다. 연구진은 가용 현금이 부족한 피후견인 사건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지만 보수는 낮게 결정된 사례들이 포함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점집단면접에서는 국선후견인이 4개월 동안 332시간을 일했지만 월 40만원의 보수를 받도록 결정된 사례도 제시됐다. 실제 투입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약 4800원이다. 보수를 청구하면 피후견인의 생계 재산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2∼3년 동안 청구를 미룬 채 사실상 무보수로 일한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이는 면접 참여자들이 제시한 개별 사례로 전체 국선후견인의 평균적인 보수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본 보수에 난이도 따라 보수 설정' 등 대안

연구진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본보수+업무량 가산+난이도 가산+전문업무 가산' 방식의 혼합형 보수체계를 제안했다.

기본보수는 통상적인 재산관리와 신상보호, 관계기관 연락, 행정업무와 정기보고 등에 적용한다.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투입되면 업무량 가산을, 가족 간 심각한 갈등이나 소송, 반복적인 의료기관 대응, 긴급한 신상보호, 복잡한 재산관리 등이 발생하면 난이도 가산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법률·회계·사회복지·의료 등 전문적인 판단이 실제 업무에 활용된 경우에는 전문업무 가산을 인정하되, 후견인의 직역 자체가 아닌 실제 수행한 업무의 내용과 난이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후견인의 업무량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표준 업무일지와 타임시트를 도입하는 방안도 내놨다. 업무량과 난이도에 따라 적정 보수를 먼저 산정한 뒤 피후견인이 부담하기 어려운 부분은 공적 재원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온율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돼 법원 전체의 보수수여 통계와 법원 관계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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