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뛰니 재개발 빌라로 쏠림…"프리미엄만 7억~8억"
3040 내집마련 수요 '풍선효과'
정비사업 이후 아파트 거주 노려
거여·마천 12억까지 오른 곳도
준비위 단계 지역도 문의 빗발쳐
#. 첫 집 마련을 계획 중인 30대 A씨. 경기 지역 아파트를 매수할지, 서울 재개발 빌라를 매수할지 고민이다. 서울 아파트 입성이 중장기 목표이지만 최근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진입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니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 A씨는 고민 끝에 재개발 빌라 매수를 알아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개발 빌라 매수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와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부부,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 3040세대의 관심이 높다. 대출규제 등으로 현금 융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에 베팅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서울 재개발 빌라 관심, 이렇게나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재개발 지역 내 빌라 매수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 약 104만㎡를 1만5000여가구 규모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찾은 인근 중개업소에서도 상담이 한창이었다. 아직 재개발 빌라의 연령대별 구매 건수를 정리한 데이터는 없지만, 현장에서는 실수요층인 3040세대가 쉽게 포착됐다. 공인중개사 B씨는 "근래 물건을 보러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30대"라며 "신혼부부들이 정말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해당 지역 복수의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재개발 빌라 매수에 수요가 집중되며 가격이 빠르게 뛰고 있다. 통상 재개발 구역 내 빌라는 감정평가 금액에 프리미엄을 더해 매매가가 형성되는데, 프리미엄 시세가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반지하의 경우 3억원 전후, 웬만한 빌라들은 4억∼5억원가량의 감정평가를 받은 상태"라며 "현재 프리미엄은 7억∼8억원 선으로 시세는 10억∼12억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에도 10억원대 빌라 거래가 있었다고 한다.
인근 강동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동구의 한 행정동 C지역은 아직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 단계이지만 빌라 매수 문의가 활발하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10∼12월만 해도 나가지 않던 물건들이 요즘 들어 관심을 받고 있다"며 "재개발 이후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수가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정부지' 아파트 가격에 매수
3040세대 등 젊은 층의 수요가 서울 재개발 빌라에 잇따라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KB부동산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보면 10일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원으로 사상 처음 16억원을 돌파했다. 전달 15억9490만원 대비 1249만원 오른 금액이다. 강남 11개 자치구 평균 금액은 19억9016만원으로 20억원 목전이다.
아파트 대출마저 규제로 막힌 상황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재개발 빌라를 매수한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예전에는 그냥 빌라를 사서 아파트처럼 바꾸는 현상이 인기였다면, 지금 젊은층은 정비구역에 있는 빌라를 사서 주거 사다리로 활용하는 '방식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재개발 완료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데, 이 시간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과도한 프리미엄이 더해지는 등 과거에 없었던 흐름이 생긴다는 것은 미래 어떤 방식으로든 부작용이 터질 수 있다는 뜻"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문제가 생길지부터 연구하고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최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