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비용 부담은 그대로?… 대미투자, 국회 문턱 못넘을라
웨스팅하우스 지분 7%+α 확보
이사회 진입 통한 경영참여 한계
22일 국회 보고·23일 MOU 추진
원전 수출 계약조건 검증대될 듯
한미 간 대미투자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으나 국회 문턱에서 다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전 분야 대비 투자조건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자금과 건설 역량을 투입해 미국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웨스팅하우스 지분까지 확보하는 조건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원전 수출 계약에 따른 비용 부담은 그대로 남을 수 있어서다. 한국이 확보할 웨스팅하우스 지분도 당초 목표치인 15% 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7%+α'에 그쳐 이사회 진입을 통한 경영 참여가 제한되는 만큼 기존 계약조건을 완화할 여지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와 재정경제부는 2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미투자 협상 결과를 보고한다. 보고에는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의 장기 전력수요처 확보 등 사업성과 미국 원전 건설 및 투자조건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전 분야에서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의 경영 참여 권한을 확보했는지와 기존 원전 수출계약 조건을 완화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회 보고 후 오는 23일 한미 정부 간 업무협약(MOU) 추진을 내부 방침으로 정했다.
다만 한국이 확보할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10% 이하에 그칠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진입을 통한 경영 참여가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기존 웨스팅하우스와의 계약 관계와 맞물린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025년 1월 지식재산권 분쟁을 끝내면서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경우 기술사용료를 지급하고 일정 규모의 물품·용역 계약을 제공하는 내용의 글로벌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조건을 합하면 원전 1기당 1조원대 규모다.
정치권 및 업계 일각에서는 웨스팅하우스 이사회에 참여하면 원전 수출조건을 둘러싼 협상에서 한국 측 영향력을 높여 기존 비용 부담을 낮출 여지가 생길 거란 기대가 있었다. 반대로 이사회 진입이 어려워지면 지분을 확보하고도 기존 계약조건을 개선할 여지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대형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형 APR1400이 포함될 경우 글로벌 합의가 그대로 적용되는지도 관건이다. 기존 조건이 적용되면 한국은 미국 원전 건설에 자금과 건설 역량을 투입하고 웨스팅하우스 지분까지 매입하면서도 한국형 원전을 지을 때 별도로 웨스팅하우스에 비용을 제공하게 된다. 한전은 대미투자 원전 협상의 세부 내용을 아직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22일 국회 보고에서는 미국 원전사업에서 한국이 확보할 수익과 사업 물량, 경영 참여 권한이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지가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기존 계약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유지된다면 원전 투자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을 국가안보나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이유로 추진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원전 투자 구조의 상업적 합리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회 동의가 사업 추진의 추가 문턱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국회 보고가 순조롭게 끝나지 않을 경우, MOU 서명 일정도 다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당초 지난 17일 국회 보고, 18일 MOU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업적 합리성을 둘러싼 한미 간 세부 조율이 이어지면서 일정을 한 차례 미뤘다.
[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