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채권 60조 매입說’… 시장 떠받쳤지만 고금리는 부담
반도체 호황 힘입어 ‘큰손’ 떠올라
금리상승 장기화땐 평가가치 변수
SK하이닉스가 올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60조원 안팎의 채권을 사들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막대한 현금을 여전채·공사채 등 크레딧물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 추정대로 채권 투자 규모가 수십조원대라면 금리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보유 채권의 평가가치 변동성이 자금 운용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및 채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매입한 채권 규모는 6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전채·공사채 등 크레딧물이 중심이고 국고채와 은행채 등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자금 운용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투자 규모와 포트폴리오 구성은 확인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의 자금 유입은 올해 크레딧 시장 수급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여전채와 공사채 등의 발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매수세가 없었다면 크레딧 스프레드가 다소 더 확대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주로 산 종목이 여전채나 공사채인데, 당시 매수하지 않았다면 크레딧 스프레드가 조금 더 벌어졌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채권시장은 신용경색보다는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수급 부담이 금리를 끌어올리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글로벌 금리 상승세까지 겹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선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25bp 올린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이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이미 사들인 채권의 평가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SK하이닉스의 실제 채권 보유액이 시장 추정처럼 수십조원에 달한다면 작은 금리 변동에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가가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초 채권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IB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주주환원을 앞두고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채권의 평가가치 관리 역시 자금 운용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른다면 같은 폭의 금리 상승에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가가치 하락액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