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운 휩싸인 에티오피아… '맞손' 잡은 7개 반군 동맹 "현 정부 무너뜨릴 것"
TPLF·파노·OLA 등 7개 반군, '생존동맹' 결성…과도정부 수립 목표
2020년 티그라이 내전서 총구 겨눴던 앙숙들까지 합세해 긴장 고조
2022년 평화협정 사실상 사문화…최근 정부군 드론 공습 등 무력 충돌 격화
전문가 "민족·지역별 이해관계 엇갈려…실제 군사 지휘체계 통합 유지할진 미지수"
[파이낸셜뉴스] 에티오피아에서 과거 내전 당시 서로 총구를 겨누었던 앙숙들을 포함한 7개 무장단체가 아비 아머드 총리 정권 전복을 목표로 대규모 반정부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2022년 맺어진 평화협정이 사실상 사문화되고 곳곳에서 무력 충돌이 재발하는 가운데 반군 세력이 규합하며 에티오피아 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7개 무장단체는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생존을 위한 에티오피아 민중세력동맹(이하 생존동맹)' 결성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현 아비 정권이 권력을 중앙에 집중시키고 독재 체제를 구축해 전쟁과 빈곤, 법질서 붕괴를 초래했다"라며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 체제를 제거하고 포괄적인 과도정부를 수립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정권 교체 이후에는 국민이 참여하는 헌법 대화를 열고 인권과 민주적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번 동맹에는 아비 총리 집권 전까지 에티오피아 정계를 장악했던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을 비롯해 암하라 파노 국민운동, 오로모해방군(OLA) 등 에티오피아 주요 분쟁 지역의 굵직한 반군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밖에 오가덴민족해방전선, 아파르혁명민주통일전선, 베니샹굴인민해방운동, 구무즈인민민주운동도 합류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과거 적대 관계였던 세력들이 '정권 타도'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특히 암하라 지역의 민병대인 파노는 2020~2022년 티그라이 전쟁 당시 연방정부군 편에 서서 TPLF를 상대로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치른 바 있다. 양측은 여전히 서부 티그라이 관할권을 놓고 대립 중이지만, 동맹 측은 "서로의 차이는 향후 자유로운 의사와 법질서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러한 반정부 연합 움직임은 에티오피아 내전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가운데 나왔다. 연방정부와 TPLF가 2022년 체결한 평화협정은 무장해제와 법적 지위 문제 등 핵심 갈등을 풀지 못한 채 표류해 왔다. 급기야 TPLF는 지난 7월 평화협정이 "사실상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최근 북부 티그라이에서는 연방군과 티그라이 무장세력 간 충돌이 재개됐으며, 연방군이 티그라이군을 겨냥해 수차례 드론 공습을 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인구가 가장 많은 오로미아와 암하라 지역에서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연합전선이 에티오피아 정권을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동맹에 참여한 무장단체들의 민족적·지역적 기반과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과거 앙숙이었던 이들이 실제 군사적 지휘체계를 통합하고 단일대오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는 이번 동맹 결성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