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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에 다급해진 美공화당…트럼프에 "디젤 수출 막아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디젤 갤런당 6.51달러 사상 최고…1년새 76% 급등
아이오와 등 농업지역 직격탄…유류세 한시 면제도 요구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디젤 수출을 중단하라고 잇따라 요구하고 나섰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의 디젤 가격이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돌파하면서다. 특히 트럭과 농기계 사용이 많은 농업지역을 중심으로 연료비 부담이 급증하자 중간선거를 불과 50일도 남겨두지 않은 공화당에서 유류세 한시 면제 등 추가 대책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등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애슐리 힌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에 디젤 수출을 일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힌슨 의원은 "아이오와 주민들이 이란 전쟁 때문에 주유소나 마트 계산대에서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연방 유류세의 한시적 면제도 주장했다. 그는 이란 전쟁 역시 "성공적으로, 즉각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아이오와주의 매리애넷 밀러믹스 공화당 하원의원도 디젤 수출 중단과 유류세 부담 완화를 요구했다. 밀러믹스 의원은 "환자가 다쳤다면 우선 출혈부터 멈추고 그다음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디젤 수출 금지를 촉구하며 "높은 디젤 가격이 농민들의 소득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디젤 수출 금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이 디젤 수출 금지라는 극약처방까지 꺼내든 것은 연료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AAA에 따르면 20일 기준 미국의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6.51달러로 1년 전 3.70달러보다 76% 급등했다. 휘발유도 갤런당 4.48달러로 1년 전 3.19달러보다 약 40% 올랐다. 특히 수확철을 맞아 농기계 사용이 늘어나는 농업지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배경에는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이 있다. 중동의 원유 공급과 운송 차질이 연료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전쟁 비용이 미국 소비자들의 주유비와 생활비로 전이되고 있다. 특히 아이오와와 네브래스카 등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에서 연료비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이오와에서는 밀러믹스 의원과 잭 넌 의원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에 민주당과 함께 찬성하기도 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유권자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지금 집권하고 있는 것은 우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이오와와 네브래스카, 캔자스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뒤 "6개월 전만 해도 내가 이 세 개 주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곳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한 지역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디젤 수출 금지에 신중하다.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은 수출 금지가 실제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검토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수출을 제한하면 단기적으로 미국 내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정유사들의 생산을 위축시키고 국제 가격을 끌어올려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돌아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시간도 많지 않다. 중간선거 전 상원 회기는 2주밖에 남지 않았고 유류세 면제나 디젤 수출 금지를 표결할 일정도 잡혀 있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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