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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빌려 쓰고, 차만 산다"…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국회 논의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손명수 의원실, 22일 세미나 개최…"자동차관리법 개정안 조속 통과해야"
7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제시…국토부·산업부 등 관계자 총출동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 포스터 이미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제공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 포스터 이미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차체와 분리해 별도로 빌려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됐다.

22일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전기차의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하는 제도의 필요성과 산업적 파급효과를 짚고, 초기 구매부담 완화와 함께 배터리 구독·리스, 금융, 상태진단, 에너지 활용, 재사용·재활용 등 새로운 시장을 여는 데 필요한 법·제도적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 부품보다 경제적 가치가 높고, 차량 운행이 끝난 뒤에도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 여러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순환자원이다. 배터리를 차량에 종속된 부품이 아니라 별도 자산으로 관리하면, 구매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소유권이 분리되면 소비자는 차체만 사고 배터리는 구독·리스 형태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며, 배터리 성능 저하와 중고차 잔존가치 하락에 대한 부담도 배터리 소유·운영 주체가 떠안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게 이번 논의의 골자다.

손명수 의원은 "전기차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이제는 단순한 보급 확대를 넘어 국민이 보다 부담 없이 전기차를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배터리 소유권 분리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전기차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대진 KAMA 회장은 "현행 제도에서는 자동차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배터리 리스·구독 등 새로운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다"며 "소유권 분리를 통해 금융·서비스·배터리 생애주기 관리를 결합한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권소담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전기차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 법제화 필요성 및 주요국 사례'를 발표하며, EU의 배터리 여권 제도와 중국의 배터리 분리판매·임대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도 자동차관리법상 소유권 등록제도를 활용해 배터리 소유권을 제3자에게 공시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가 소개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는 대여구동축전지 개념 신설,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 등록, 자동차등록원부상 배터리 대여자 표시, 배터리 대여사업자의 사업요건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보제공·성능평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는 법 개정과 함께 배터리의 안전·사후관리 책임 명확화, 소유자가 달라지는 거래구조에 맞춘 보험제도 정비, 보조금 지급기준과 분리과세 근거 마련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종욱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에 따른 7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했다. 배터리 구독(BaaS), 배터리 뱅크, 배터리 교체·용량 유연화, 이동형 에너지, V2G·VPP, 진단·가치평가, 생애주기 순환 등 일곱 가지 모델을 제시하며, 배터리를 자동차산업을 넘어 금융·에너지·데이터·자원순환을 잇는 독립 자산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짚었다.

그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는 단순한 구매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배터리를 독립적인 에너지·금융·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배터리가 독립 자산이 되면 완성차·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금융사, 시험·인증기관, 에너지기업, 재활용기업 등 다양한 산업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만큼 표준화·안전기준·데이터 관리·책임구조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은 엄성복 한국자동차안전학회 부설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았다. 박용선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 안재훈 산업통상부 자동차과장, 박판규 기후에너지환경부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장, 김주영 LG에너지솔루션 서비스사업모델팀장, 선진일 현대캐피탈 모빌리티사업추진팀장, 최성진 포엔 대표,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 등이 참여해 소비자 보호와 금융, 배터리 관리, 사용후배터리 및 배터리 교환서비스 등 산업 현장의 과제를 논의했다. 엄 소장은 이 자리에서 관련 과제 해소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본회의 통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AMA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를 단순한 금융·리스 상품 도입을 넘어, 전기차 구매부담 완화와 배터리의 독립자산화, 신규 서비스 창출과 자원순환을 연결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 방향이 논의됐다"며 "소유권 및 등록체계, 안전관리, 보험·세제, 배터리 데이터와 이력관리, 소비자 보호와 사용후배터리 시장 활성화 등 제도 시행에 필요한 과제도 종합적으로 점검됐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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