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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다시 호르무즈로 원유 수출 확대… 유가 2주만에 최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홍해 막히자 공급경로 되돌려
하루 평균 240만배럴 해협 통과
美·이란 대화 재개 가능성까지

이란전쟁 이후 아시아로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대신 홍해를 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다시 호르무즈해협으로 수출 물량을 돌리고 있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의 공급 확대와 미국·이란의 대화 재개 가능성으로 약 2주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우디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가 최근 아시아 고객들에게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선적 확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 원자재 조사기업 케플러를 인용해 지난 2주일 동안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사우디 원유·콘덴세이트가 일평균 240만배럴로 지난 7월 초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영국 해상정보업체 보르텍사에 의하면 페르시아만 내부에서 진행된 사우디 석유 선적은 지난 6월에 정지됐으나 7월 초에 일일 100만배럴(4주 평균)로 늘었다. 해당 수치는 이달 3주차 들어 200만배럴 이상 늘어났다. 미국 해양 자료분석업체 탱커트랙스닷컴에 따르면 아람코는 20일 페르시아만에서 7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약 1400만배럴의 원유를 선적했다. 같은 날 페르시아만 라스 타누라 항구 주변에서는 유조선 7척이 포착됐다.

사우디는 이란전쟁 이전만 해도 라스 타누라에서 석유를 선적한 다음,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아시아로 수출했다. 지난해 1·4분기 기준으로 유조선에 실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석유는 일평균 1422만배럴로 전 세계 해양 석유 수송량의 약 25%였으며 이중 가장 많은 37.2%는 사우디에서 수출한 물량이었다.

사우디는 지난 2월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어려워지자 송유관을 이용해 서쪽 홍해에 접한 얀부 항구로 석유를 옮긴 뒤, 바브알만데브해협을 통해 수출을 이어갔다. 그러나 해당 경로는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지난 11일 바브알만데브해협을 장악하고, 10일 송유관이 공격받으면서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WSJ는 송유관 공격 이후 얀부에서 석유 선적이 멈췄다고 전했다.

호르무즈는 아직 안전하지 않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21일에도 해협에 진입하던 유조선 1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되어 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해협을 통해 사우디 석유를 실어 나와야 하는 한국 등 아시아 구매자들은 막대한 위험수당을 감당해야 한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에 따르면 라스 타누라에서 중국 닝보까지 유조선 운임은 전쟁 이전보다 약 14배 올랐다. WSJ는 최근 사우디가 선령 20년 이상 유조선까지 동원해 수출 석유를 호르무즈해협 밖으로 옮긴 다음, 구매자의 유조선에 옮겨 싣는 방식으로 구매자의 비용 부담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21일 국제유가는 사우디의 공급 확대 소식에 크게 내렸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은 전장 대비 3.4% 내린 배럴당 100.3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도 전 거래일 대비 4.5% 내린 배럴당 95.78달러였다. 이날 두 유종의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일 이후 가장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인터뷰에서 유엔 총회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마 열려있을 것"이라고 답한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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