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北 비핵화 목표로는 아무것도 못해… 제재도 효과 없어"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李대통령, NYT·AP와 인터뷰
핵·ICBM과 제재완화 맞바꿔야
중단→축소→폐기 단계적 접근
한미, 조건 없이 北과 대화 의향
제3국 전쟁 파병은 헌법에 위배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1일(현지시간) 코리아타운을 찾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1일(현지시간) 코리아타운을 찾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최종근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제재와 추가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는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의 핵무기·ICBM 프로그램을 우선 동결하고, 이에 상응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달리는 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일단 멈춰 세워야 한다"며 "중단, 축소, 폐기의 단계적 접근은 북핵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일거에 달성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그 사이에도 북한의 핵 능력은 계속 고도화돼 위협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완전한 비핵화만을 협상 목표로 내세우기보다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확대를 먼저 멈춘 뒤 상호 조치를 통해 신뢰를 쌓고, 핵무기 감축과 궁극적인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에 대해서도 "우리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매년 10~20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이미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자국의 생존을 보장할 만큼 충분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돈을 벌기 위해 이를 수출하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P에 한국과 미국 모두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의향이 여전히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라며, "두 정상은 직접 만나 신뢰를 쌓고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보고 있으며,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이 같은 단계적 북핵 해법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파병 압박이나 대미투자 압박 등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입장에서 여러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헌법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제3국 간 전쟁에 파병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김주애의 높아진 위상에 주목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현 단계에서 확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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