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관 씌워주면 금메달 딸래?" 엑소 카이 한마디가 만든 대이변 [나고야 AG]
홍콩 선샤오위, 우슈 투로 여자 장권서 0.003점 차 극적인 금메달
"금메달 딸 수 있어?" 엑소 카이와의 팬미팅 약속 지켰다
시상대 직후 한글로 "앙콘서 만나요"
[파이낸셜뉴스] 단 0.003점 차이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결정된 피 말리는 승부. 그 기적 같은 승리를 견인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K팝'을 향한 일편단심 팬심이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우슈 경기장에서 전 세계 K팝 팬들과 스포츠 팬들을 동시에 열광시킨 한 편의 영화 같은 '성덕(성공한 덕후)' 스토리가 탄생했다.
기적의 주인공은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홍콩 선수단 기수로 나섰던 우슈 국가대표 선샤오위(26)다. 선샤오위는 지난 2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무도관에서 열린 우슈 투로 여자 장권에서 동작질량 5.000점, 연기력 2.713점, 난도 2.00점을 기록하며 총점 9.713점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위인 마카오의 쑤추원(9.710점)을 불과 0.003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한 극적인 명승부였다.
하지만 이 금메달이 대륙을 넘어 한국에서까지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이 베테랑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 짓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최정상 아이돌 그룹 엑소(EXO)와의 '약속'을 인증하는 것이었다.
선샤오위는 금메달 획득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엑소 멤버들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과거 엑소 팬미팅에서 멤버 카이에게 직접 응원을 받는 영상을 게재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남긴 한글 메시지였다. 선샤오위는 또박또박한 한글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어요! 고마워요! 11월 6∼8일 앙콘(앙코르 콘서트)에 만나요!"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그가 공개한 과거 영상 속 사연은 애틋하고 강렬하다.
팬미팅 현장에서 선샤오위를 마주한 카이는 "내가 (머리 위로) 왕관을 만들어주면 금메달 딸 수 있어?"라고 다정하게 물었고, 선샤오위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에 카이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정성스레 왕관 모양을 만들어 주자, 선샤오위는 감격한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스타가 팬의 머리 위에 씌워준 '보이지 않는 왕관'이 아시안게임의 진짜 황금빛 메달로 현실화된 순간이다.
홍콩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선샤오위의 '엑소 사랑'은 단순한 팬심 그 이상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엑소의 열렬한 팬이었던 그는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엑소처럼, 나도 내 무대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혹독한 우슈 훈련을 버텨왔다.
심지어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낼 당시 입었던 경기복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경기복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은 육각형 모양의 무늬는 바로 엑소(EXO)를 상징하는 공식 도형이었다. 엑소의 상징을 갑옷처럼 입고 출전한 선샤오위에게 엑소의 응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0.003점 차의 한계를 뛰어넘게 한 강력한 부스터였던 셈이다.
최고의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스타와의 약속을 지킨 홍콩 우슈 여제. 이제 그가 향할 다음 무대는 시상대가 아닌 오는 11월 열리는 엑소의 앙코르 콘서트장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