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 쓸 돈은 늘었지만…상차림은 간편하게
올 추석 예상 지출액 72만8630원
추석 지출 '매우 부담' 응답 60.8%
그럼에도 '가족 시간' 가장 중요
음식 완제품 사거나 간편식 대체
업계도 흐름 맞춰 관련 상품 확대
[파이낸셜뉴스] 추석 예상 지출액이 2년 연속 70만원대를 기록하면서 비용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중시하면서 음식 일부를 완제품이나 간편식으로 마련해 명절 준비에 드는 수고를 덜려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25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만 20~6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추석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예상 지출액은 평균 72만863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1만2300원에 이어 2년 연속 70만원대를 기록했다.
지출 항목 가운데서는 부모님 용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지출이 있는 응답자를 기준으로 부모님 용돈은 평균 30만4900원으로 조사됐다. 명절 음식 등 상차림 비용이 22만3900원, 교통·체류 관련 지출이 19만2300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먹거리 구입에 대한 부담도 컸다. 5점 만점 기준 과일 구입비 부담은 4.08점, 축산물은 3.98점, 수산물은 3.79점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명절을 보내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한 체감 부담도 한층 커졌다. 올해 추석 지출이 '매우 부담된다'고 답한 소비자는 60.8%로 지난해 51.2%보다 9.6%p 늘었다. 가구 규모별 예상 지출액은 4인 이상 가구가 평균 90만7300원으로 가장 많았고 1인 가구도 52만6700원에 달했다.
다만 지출 부담이 커졌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명절의 의미까지 축소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소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묻는 질문에는 '가족·친지와 보내는 시간 및 관계 유지'가 2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용성 16.9%, 가격 15.5%, 건강 14.0%보다 앞섰다.
이에 따라 경제적 부담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지키되 명절 준비에 드는 시간과 수고는 줄이려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상차림에서도 나타난다. 전과 나물, 갈비찜 등을 모두 직접 만들기보다 일부는 완제품을 구매하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식이다.
실제 직장인 이모씨는 올해 추석 상차림에 올릴 음식 일부를 직접 만드는 대신 시중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으로 준비했다. 이씨는 "예전에는 가족들과 전이나 나물을 대부분 직접 만들었지만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 올해는 필요한 것만 사서 차리기로 했다"며 "데우기만 하면 되는 제품도 종류가 다양해져 명절 준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제수용 간편식과 소포장 상품, 손질 과정을 줄인 선물세트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명절 상품이 대용량이나 고급 선물세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거나 별도의 손질·조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상품 선택지가 넓어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에서는 명절 간편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추석 행사 기간 이마트의 피코크 전·떡갈비·너비아니류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키친델리 나물류 매출은 14%, 튀김·너비아니류 매출은 29% 늘었다. 올해도 모둠전과 차례상 준비용 나물류를 선보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도 손질과 조리 부담을 줄인 상품을 앞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추석 수산 간편 선물세트 물량을 기존보다 2배 늘렸다. 내장을 제거해 쪄낸 보리굴비·참돔과 비늘·가시를 제거한 옥돔·은갈치 등 별도의 손질 없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갈비찜과 전, 나물, 잡채 등을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는 명절 상차림 선물세트를 14종으로 확대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소비자들이 경제적 부담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추석의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의 의미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물가 안정과 합리적인 소비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