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구조조정을 許하라
진보 정권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현재 2030은 돌연변이다. 젊은 세대가 진보적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어서다. 이는 금융산업적 함의를 반영하지 못한 시각이다. 버블이 지속될수록 미래세대가 먹을 파이가 줄어든다. 지출을 아끼고 구조조정하자는 말을 단순히 '우경화'됐다는 말로 받아치는 것은 한참 잘못 읽었다.
국민성장펀드, 금융지주의 상생금융의 초저금리 대출로 만들어진 버블은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지방 소재 A기업은 상생금융이라는 명목으로 2% 수준의 대출로 여신을 바꿨다. 은행은 상생금융 실적을 위해 기준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마진을 감수한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 투자금 유치도 상생금융에 해당하면 순조롭다. 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이 상황에서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어렵다고 보고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 미루어지면서 한국 금융권의 부실채권(NPL)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과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미지근한 대응만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극히 위험한 신호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에서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날에도 일각에선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기업들이 본질적인 경쟁력 개선을 외면하고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에만 의존하면서, 좀비기업들이 시장에 떠다니고 있다. 이들이 시장에 남아있는 한 신용경색 현상은 피할 수 없다. 건전한 기업까지 자금난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유동성마저 마를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튤립 버블 당시 네덜란드 상인들은 한 송이의 튤립 구근이 주택 한 채의 값까지 오를 것이라고 믿었다. 닷컴 버블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만 하면 성공한다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com' 도메인만으로 주가가 천정부지로 솟았다. 벤처기업들은 사업 수익성 따위는 무시하고 IPO만 노렸다. 금융기관들은 앞다투어 투자했다. 그 결과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나스닥 지수는 78% 이상 하락했다. 수많은 기업이 파산했고, 투자자들은 재산을 잃었다. 구조조정에 부정적인 '버블'을 걷어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