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응급실 갈라"...기름진 추석 음식에 '살 빼는 주사' 치명적 주의보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 동안 전, 갈비 등 고지방 명절 음식을 즐길 계획이거나 연휴 뒤 불어난 체중을 줄이려는 이들 사이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메스꺼움, 구토 등 위장관 이상반응을 유발하기 쉬워 기름진 명절 음식과 함께 섭취할 경우 극심한 소화기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아울러 단기간 미용 목적으로 남용하기에는 부작용 위험이 큰 전문의약품인 만큼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대표적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모방해 포만감을 높이고 위에서 음식물이 소화관으로 넘어가는 속도(위 배출)를 늦춰 식사량을 줄인다.
문제는 위 배출 속도가 늦춰지는 기전 탓에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소화불량 등 위장관 부작용이 흔히 동반된다는 점이다. 특히 소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름진 전이나 육류, 튀김 등을 함께 먹으면 위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제조사들 역시 투약 중 메스꺼움 등 위장 장애가 생길 경우 지방이 적고 담백한 토스트, 크래커, 쌀밥 위주로 식사하고 고지방·기름진 음식은 피할 것을 권고한다. 포만감이 느껴지는 즉시 숟가락을 내려놓고, 식사를 천천히 하는 습관도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투약을 시작했거나 용량을 단계적으로 증량 중인 상태라면 부작용 빈도가 높은 시기인 만큼 명절 식단 조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연휴 직후 단 며칠 만에 2~3kg이 늘었다고 해서 무턱대고 비만치료제를 찾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단기간의 체중 증가는 지방 축적 외에도 나트륨 섭취 증가에 따른 체내 수분 저류, 수면 패턴 변화, 변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기준상 해당 치료제들은 만성 비만 환자를 위한 전문의약품이다. 처방 대상은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이거나 ▲BMI 27kg/㎡ 이상 30kg/㎡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을 1개 이상 앓고 있는 과체중 환자로 엄격히 제한된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15~20%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 역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수십 주간 지속 치료했을 때 나타난 결과다. 한두 번의 주사로 단기간 감량을 노리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으며, 투약을 중단하면 식욕이 회복돼 체중이 다시 증가할 위험도 존재한다.
단순한 메스꺼움을 넘어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구토와 설사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각한 탈수 증세가 발생해 급성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해야 하며, 갈증과 함께 소변량 감소, 극심한 어지러움이 동반되면 투약을 멈추고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또한 등 쪽으로 뻗치는 극심한 명치·복부 통증은 급성 췌장염의 신호일 수 있으며, 오른쪽 윗배 통증과 함께 발열·황달이 나타난다면 담석증 등 담낭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호흡 곤란이나 얼굴·목 주변이 붓는 현상은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일 가능성이 있어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비만치료제는 장기적인 식습관 교정과 신체 활동을 돕는 '보조 도구'일 뿐이다. 명절 연휴 전후로는 기름진 음식을 가급적 멀리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활동량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며, 약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반드시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거쳐야 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