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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모았는데 강남은 꿈"…내 돈으로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 어디?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출규제에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 이동
8월 서울 거래 10건 중 8건 '15억 이하'
노원 99.8%·도봉·강북·금천은 100%
강남 대신 외곽·중소형으로 실수요 이동

서울 아파트 이미지. 연합뉴스 제공.
서울 아파트 이미지.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금 5억원이 있다면 서울에서 어느 아파트까지 살 수 있을까."
추석 연휴 가족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집이다. 올해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관심은 '어디가 오를까'보다 '내 돈으로 어디까지 살 수 있을까'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고가 주택보다 대출을 끼고 접근할 수 있는 중저가 아파트로 거래가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5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15억원 이하 비중은 79.9%에 달했다.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가운데 약 8채가 15억원 이하였다. 5월 72.4%까지 낮아졌던 비중은 이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역별 차이는 더욱 선명하다. 8월 기준 노원구의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99.8%였고 도봉·강북·금천구는 100%였다. 사실상 이들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대부분이 15억원 이하였던 셈이다.

서울의 '매수 지도'가 대출 한도를 따라 다시 그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대출규제 아래에서는 같은 현금 5억원을 갖고 있어도 과거처럼 집값의 일정 비율만 계산해 매수 가능한 아파트를 고르기 어렵다. 주택가격과 소득, 기존 부채 등에 따라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달라지는 만큼 자기자본이 적을수록 선택 가능한 지역과 단지가 빠르게 좁아진다.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신고가 완료된 9월 15일 기준 3143건으로 전월보다 46.2% 감소했지만 노원구에서는 415건이 거래돼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가장 이목을 끄는 가격 상승도 외곽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지난 7월 전년 동월보다 14.56% 상승했다. 서울시는 고가 지역에서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중저가 지역으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전용 면적별로도 실수요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50% 올랐는데 이 가운데 전용 60㎡ 초과~85㎡ 이하 중소형의 상승률이 1.48%로 면적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의 관심은 강남 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경쟁과 별개로 실수요자가 실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봤다.

실제 현금 3억원, 5억원, 10억원에 대출을 더했을 때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의 위치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같은 서울 안에서도 자금력에 따라 선택 가능한 주거지가 갈리는 모습이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실수요자는 결국 자기자본과 대출 가능액을 합쳐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집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중저가 지역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자금 제약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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