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방위조약' 본격 가동…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후티 반군에 공동 대응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외무장관, 유엔총회서 3자 회담 열고 후티 공격 규탄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3국 참모총장 긴급회의 개최 합의
후티 반군, 사우디 송유관·정유 시설 연쇄 타격 및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 위협
사우디 최고 종교지도자 "목숨 바쳐 싸워라" 성전 촉구…전면전 확대 전운 고조
[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무차별적 공세에 맞서 집단 안보 체제인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본격 가동한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영토와 핵심 에너지 인프라는 물론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 주변까지 위협하자 3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집단 방위 조약을 내세워 군사적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3자 회담을 열고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국은 성명에서 "메카와 사우디의 민간 및 경제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어느 한 곳에 대한 무력 공격을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메카 협정에 따라 사우디를 지원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3국 참모총장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8월 7일 체결된 이 협정에 따라 조만간 열릴 군 수뇌부 회의에서는 방공망 보강 자산 배치, 정찰 정보 공유 등 구체적인 연합 방어 방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사태 초기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튀르키예와 파키스탄도 적극적인 개입으로 돌아섰다. 튀르키예는 군사적·기술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고, 파키스탄 군 당국 역시 사우디에 대한 '물리적' 지지를 천명했다.
최근 후티 반군은 사우디를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전례 없이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3일 사우디 동부 유전과 홍해 연안 얀부항을 잇는 핵심 원유 수송로인 '동서 송유관'을 드론으로 타격해 가동을 중단시켰고, 수도 리야드와 얀부의 아람코 시설을 향해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또한 예멘 내 항구도시 모카와 홍해 연안을 장악하며 글로벌 무역의 핵심 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도달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사우디 내부적으로도 전면전을 불사하려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우디 최고 종교 지도자인 셰이크 살레 빈 파우잔 알파우잔 그랜드 무프티는 24일 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과의 전투를 "종교적 의무"로 규정하며 군인들에게 "목숨을 바쳐 싸울 각오를 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위기그룹(ICG) 등 외교 전문가들은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종교계의 성전 촉구 메시지가 군사 작전 확대를 앞두고 자국민을 결집하려는 사전 정지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주도 동맹군과 후티 반군의 전면전이 확대될 경우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 짙어지며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격랑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