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디지털 성범죄 파고든 '위장경찰'…6년간 2873명 검거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도 도입 후 위장수사로 164명 구속
올해 1~8월 598건…전년 동기比 234%↑
성착취 목적 대화 관련 수사도 크게 늘어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1. 약 4년 5개월 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동·청소년을 유인하는 게시물을 올린 뒤 피해자 7명을 그루밍하고 24차례 의제강간과 78차례 성착취물 제작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신분위장수사로 피의자를 특정해 지난달 구속했다.

#2.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허위영상물을 만들어 피해자의 신상정보와 함께 판매한다고 광고한 피의자가 검거됐다. 경찰은 제작을 의뢰하는 것처럼 접근해 신원을 특정한 뒤 추적 끝에 모텔에 숨어 있던 피의자를 지난 4월 체포해 구속했다.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위장수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약 6년 간 피의자 2800여명을 검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위장수사 건수는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으며 성착취 목적 대화를 겨냥한 수사가 강화되는 추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제도를 시행한 2021년 9월 24일부터 지난달까지 총 1503건의 위장수사를 벌여 287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64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8월 실시한 위장수사는 59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19건(234%) 증가했다.

위장수사는 N번방·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2021년 9월 도입됐으며 지난해 6월부터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 목적 대화를 시도한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도 지난해 10월 시행되면서 경찰이 아동·청소년으로 위장하는 수사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제도 시행 이후 실시된 위장수사 1503건을 범죄 유형별로 보면 판매·배포 등 유포 범죄가 748건으로 49.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성착취 목적 대화가 562건(37.4%)으로 뒤를 이었고 제작 등 143건(9.5%), 구입·소지·시청 등 46건(3.1%), 기타 4건(0.3%) 순이었다.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판매·배포 등 유포 사범이 1561명(54.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구입·소지·시청 등이 615명(21.4%)으로 뒤를 이었고, 성착취 목적 대화 425명(14.8%), 제작 등 270명(9.4%)으로 집계됐다.

특히 성착취 목적 대화 관련 검거가 올해 크게 늘었다. 관련 처벌 규정이 도입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위장수사를 통해 검거된 인원은 모두 87명이었다. 이후 미수범 처벌 규정이 지난해 4월 신설돼 같은 해 10월에 시행되면서 올해에만 위장수사를 활용해 338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성착취 목적 대화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그루밍의 시작 단계가 될 수 있고, 성착취물 제작이나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위장수사를 활용해 조기에 수사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불법 성착취물 유통사이트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지난 1~8월 66개 성착취물 등 유포사이트와 관련해 운영자급 32명을 검거하고 9명을 구속했다. 위장수사를 활용해 불법사이트 23개를 운영한 2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현재 수사 중인 불법사이트 76곳에 대해서도 운영자와 개발자 등 핵심 가담자와 유통경로를 추적하는 데 위장수사를 활용하고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로, 익명성과 폐쇄성이 더 이상 범죄를 숨겨주는 방패가 될 수 없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위장수사관은 온라인 범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온라인에 더 이상 사각지대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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