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내 야구 인생 걸었다" 5연패 류지현 감독, 사령탑이 직접 꼽은 '진짜 MVP'는? [나고야 AG]
2010년 광저우부터 이어온 韓 야구 'AG 5연패' 대업 완성
"한일전 중압감 이겨낸 선수들 자랑스러워… 돌아가면 쉬고 싶다"
류 감독이 콕 찍은 MVP는 마운드 지킨 '최고참' 곽빈
[파이낸셜뉴스] 국가대표 사령탑이라는 자리는 영광만큼이나 숨 막히는 독배를 마셔야 하는 자리다. 지난 2주간 자신의 모든 야구 인생을 걸고 벼랑 끝 승부를 지휘했던 류지현 감독이 마침내 아시안게임 5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며 뜨거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류지현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3-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야구는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2023년 개최)에 이어 이번 나고야 대회까지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했다. 통산 7번째 금메달이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의 얼굴에는 환희보다 깊은 피로와 안도감이 교차했다.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 금메달이 결코 쉽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며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자리는 정말 쉽지 않다.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묵직한 소회를 밝혔다.
특히 전날 실업(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0-5 참패를 당한 뒤, 하루 만에 다시 치러야 했던 결승 한일전의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류 감독은 "정신적인 압박감을 이겨내고 금메달까지 따낸 선수들을 가장 칭찬하고 싶다. 한일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을 것이고 스트레스도 엄청났을 텐데,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둬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모든 공을 선수단에 돌렸다.
사령탑이 직접 꼽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에이스' 곽빈(두산)이었다. 마침 옆에서 인터뷰 중이던 곽빈을 흐뭇하게 바라본 류 감독은 "MVP는 바로 옆에 서 있다"고 웃음 지으며, "대표팀 주장은 노시환이지만, 연령상 가장 고참은 곽빈이다. 최고참으로서 엄청난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마운드에서 버텨줬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곽빈의 활약은 눈부셨다. 대만과의 조별리그에서 6이닝 무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하며 우승의 절대적인 1등 공신이 됐다.
류 감독은 "나는 단 한 번도 곽빈에게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24명의 선수가 하나가 됐을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었다. 곽빈을 비롯한 리더급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며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을 경기장 안팎에서 잘 이끌어줬다"고 원팀(One-Team)의 끈끈함을 강조했다.
대회 내내 숱한 위기와 비판을 견뎌내며 끝내 정상에 선 류 감독. 향후 일정을 묻는 질문에 그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4월부터 전국 야구장을 돌아다니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지난 2주 동안 정말 내 인생을 걸고 이곳에 왔다. 한국에 돌아가면 당분간은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