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8푼3리의 기적" 특타 독기가 만든 '3안타'… 한화 팬들 가슴 웅장해진 문현빈의 결승전
예선 12타수 1안타 극도의 부진
조급함 이겨내기 위해 휴식일 자청한 '독기 품은 특타'
하루 쉰' 일본 선발 히구치 정밀 타격
팀 내 유일 3안타 맹폭으로 한일전 승리 일등 공신
[파이낸셜뉴스] 단기전에서 타자의 타격감은 철저히 멘탈에 지배당한다. 예선 내내 타율 8푼3리(12타수 1안타)의 지독한 빈공에 허덕이던 22세의 어린 타자는 부진의 그늘에 숨는 대신 방망이를 쥐고 텅 빈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완벽한 스윙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독수리 군단 핵심' 문현빈(한화 이글스)이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썼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3-1로 제압, 대회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마운드에서 에이스 곽빈이 쾌투를 펼쳤다면, 타선에서 가장 매섭게 방망이를 돌린 선수는 단연 문현빈이었다. 문현빈은 이날 팀 내에서 유일하게 3안타 경기를 완성하며 꽉 막혀있던 한국 타선의 혈을 완벽하게 뚫어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문현빈의 마음고생은 상상을 초월했다. 결승전 직전까지 남긴 성적표는 17타수 2안타.
국가대표라는 무거운 타이틀이 타석에서의 여유를 앗아갔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조급함은 스윙을 둔탁하게 만들었고, 깊은 슬럼프로 이어졌다.
돌파구는 결국 땀방울이었다. 문현빈은 공식 휴식일이었던 지난 24일, 꿀맛 같은 휴식을 반납하고 야구장으로 향해 자청해서 특타(특별 타격훈련)를 소화했다. 잃어버린 밸런스와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동료들의 든든한 지원 사격도 멘탈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팀의 주장이자 선배인 노시환(한화)의 도움이 컸다.
독기를 품은 문현빈의 방망이는 결승전 마운드에 오른 일본 선발 히구치 신을 향해 매섭게 폭발했다.
이틀 전 한국에 0-5 굴욕을 안겼던 히구치가 단 하루만 쉬고 결승 선발로 등판하는 파격적인 상황. 문현빈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전력분석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히려 히구치의 노림수를 정확히 간파했다.
2회 선취 적시타를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친 문현빈의 맹타는 일본 마운드의 계산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WBC부터 아시안게임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강행군 속에서도 문현빈은 한 뼘 더 성장했다. 가장 압박감이 거센 한일전, 그것도 결승 무대에서 스스로 부진을 씻어내며 증명한 '멘탈리티'는 소속팀 한화 이글스에도 엄청난 호재다.
금메달을 목에 건 문현빈은 이제 한화 소속으로 돌아간다. 지독한 부진을 스스로 극복해 낸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가 국제무대에서 거둔 짜릿한 성공을 안고 이글스의 안방으로 귀환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