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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더 할래요"… 여름방학 40시간 멘토링에 달라진 아이들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아대책·공항공사가 함께하는
지역공부방 사업 '런웨이 스쿨'
1대 1 멘토링 통해 학습 태도 변화
질문 많아지고 공부 자신감 되찾아
영어 77%·수학 82%가 점수 올라
40명 중 27명 "정서적 유대 성장"
공부 넘어 직무체험 등 배움 확장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한국공항공사의 지역공부방 프로그램 '런웨이 스쿨'에 참여한 멘토와 멘티가 교재를 보며 1대 1 학습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한국공항공사의 지역공부방 프로그램 '런웨이 스쿨'에 참여한 멘토와 멘티가 교재를 보며 1대 1 학습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모르는 문제를 넘기던 아이가 막힌 부분을 질문하고, 정해진 공부를 마친 뒤에는 더 풀어도 되는지 묻는다. 여름방학 40시간의 멘토링이 남긴 변화는 성적표 밖에도 있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한국공항공사가 함께 운영한 지역공부방 프로그램 '런웨이 스쿨'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대학생 멘토와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배움에 다가서기 시작했다.

28일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기아대책에 따르면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의 영어·수학 사전·사후 평가 평균 점수가 모두 올랐다. 멘토 관찰 평가에서는 청소년 40명 중 27명에게서 '멘토와의 정서적 유대'가 주요 성장 영역으로 꼽혔다.

■40시간 맞춤학습의 성과

런웨이 스쿨은 서울 강서구·양천구와 전남 무안·목포 등 공항 인근 지역 청소년을 위한 교육지원 사업이다. 대학생과 청소년을 연결해 학습을 돕고 정서적 교류와 진로체험을 지원한다.

한국공항공사는 2024년 지역공부방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기아대책과 공동 운영하고 있다. 3년간 투입한 사업비는 3억2000만원이다. 지원 청소년은 지난해 35명에서 올해 40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중학생과 대학생 멘토 각 40명이 참여했다. 중학생은 서울과 전남에서 각각 20명씩 선정했다. 7~8월 여름방학 동안 멘티별로 총 40시간의 1대 1 맞춤형 학습을 진행하고 독서·문화체험을 병행했다.

영어·수학 평가는 수업 첫날과 약 20시간의 수업을 진행한 중간 회차, 마지막 날에 실시했다. 멘토마다 평가 기준이 달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출제 영역과 난이도를 맞추고 문항을 다르게 구성했다. 중간평가 결과는 이후 학습지도에 반영했다.

영어 평균 점수는 34.3점에서 46.6점으로 12.3점, 수학은 46.9점에서 70.8점으로 23.9점 올랐다. 사전평가보다 점수가 오른 응시자 비율은 영어 77%, 수학 82%였다. 평가는 부족한 부분을 찾는 동시에 학생이 자신의 성취를 단계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질문 늘고 자신감도 회복

학습·정서적 변화는 멘토의 관찰을 토대로 살폈다. 자기주도성, 자발적 학습 의지, 학업적 자기효능감, 성취 경험, 정서적 유대, 소통·소속감 등 6개 영역 중 성장이 두드러진 세 영역을 순서대로 고르고 변화 사례를 적도록 했다.

순위별 가중치를 적용한 전체 점수에서 정서적 유대와 소통·소속감을 묶은 '관계성'은 48.8%를 차지했다.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성취 경험을 뜻하는 '유능성'은 35.0%,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하려는 '자율성'은 16.3%였다.

올해 성과보고서에는 모르는 문제가 있어도 괜찮다며 넘어가던 학생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례가 담겼다. 문제를 읽기도 전에 포기하던 학생이 그림과 식으로 풀이를 시도하거나, 정해진 학습량을 마치고 추가 공부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역아동센터 교사들도 지각이 잦던 아이가 시간에 맞춰 나오고,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던 아이가 수업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모르는 것을 표현하고 도움을 구할 수 있게 됐는지도 학습지원의 성과를 살피는 기준이 된다.

한 참여 청소년은 "영어를 정말 싫어했는데 문법을 조금씩 배워보니까, 영어도 재밌다는 것을 느꼈다"며 "런웨이 스쿨을 하고 나서는 도서관에도 가려 하고 좀 더 공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소년은 "꿈이 수학 선생님인데, 이 수업을 통해 수학 개념을 더 확실하게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교재 밖으로 넓힌 배움

소그룹 독서 활동에서는 책의 내용과 자신의 경험을 연결해 생각을 나눴다. 공항공사와 국립항공박물관 등을 방문해 항공 직무를 체험하고 맞춤형 특강에도 참여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직업과 공간을 경험하며 배움의 범위를 넓히려는 취지다.

멘토에게도 자신의 역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한 멘토는 학습 동기를 주는 가족이나 친한 언니·누나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멘토는 활동일지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짚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아대책과 공항공사는 멘토·기관 담당자 사전교육과 서울·전남 현장 점검으로 운영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참여한 멘토의 경험을 사전교육에서 공유했으며, 대학생에게는 역량 개발을 위한 장학금을, 중학생에게는 학습지원 장학금을 제공했다. 향후 과제는 방학 동안 형성한 관계와 학습 의지가 이후에도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짧은 프로그램 기간과 일정 조율의 어려움도 전했다. 보고서는 학사일정을 고려한 운영, 회차별 성취 피드백, 항공 체험에 앞선 사전 활동 연계 등을 보완 방향으로 제시했다.

박찬욱 기아대책 ESG나눔본부장은 "청소년 교육지원은 단기간의 성적 향상에 그치기보다, 스스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번 프로그램에서 확인된 변화가 일회성 경험에 머물지 않고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주도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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