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 정치권 진영 싸움으로 확산
[파이낸셜뉴스] 영화 '암살자(들)' 논란이 정치권의 진영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역사 왜곡이자 유족 우롱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창작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치권이 논란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검열이라며 대중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암살자(들)이 개봉한 이후 범야권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좌파 진영이 끊임없이 이승만 대통령·박정희 대통령을 공격하는 이유는 하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것"이라며 "(영화의 역사 왜곡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우리 역사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의원은 "반드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 구미 지역 의원인 구자근·강명구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자명예훼손 등 관련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 등 관계 기관이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사청문회 국면 등에서 파열음을 냈던 범야권이 암살자(들)을 두고 한 목소리를 내는 모양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지난 28일 "개봉된 상업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어그로를 끌어 돈을 벌고 있을 때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5·18이 북한 소행이라는 영화, 세월호 참사가 민주당 소행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면 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작 DNA'라며 반발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음모론과 공작에 기대서 안보 불안을 자극하고 정치적 이득을 기대하는 게 어처구니없다"며 "공작이라는 영화를 보면 한나라당의 북풍과 관련됐다. 공작 DNA가 흐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지원 의원은 "암살자(들)은 논픽션영화도 아니고 픽션영화"라고 두둔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열리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허진호 감독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여당 간사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영화적 상상력"이라며 "증인·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건국전쟁2' 김덕영 감독을 참고인으로 불러낸 것과 대비된다고 반발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문화·예술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가 나서서 영화에 대한 과도한 비평을 하는 것 자체가 사전 검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영화를 만들 자유가 있다면, 그 영화의 무책임함을 비판할 자유도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국민들의 집단 지성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화에 대한 평가는 대중들이 내리는 것이지, 정치인들이 내리는 것이 아니다"며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는 등 과도하게 대응하는 모습처럼 보이면 문화계에 대한 억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