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통일교 정치권 금품 의혹 미이첩' 김건희 특검 무혐의..이유는? (종합)
"사건 은폐 위해 직무 포기·방임했다고 보기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확보하고도 다른 수사기관에 즉시 이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된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 관계자들에 대해 '혐의없음'(무혐의) 처분했다. 사건 관계자들이 관련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직무를 포기하거나 방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공수처 관계자는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통일교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과 관련해 필요한 사건 이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된 특검 등 피의자들에 대해 전날인 28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 수사팀은 지난해 8월 통일교 전직 본부장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담당 검사는 해당 내용을 면담보고서로 작성했고, 이 보고서는 수사팀 내부 보고를 거쳐 특검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당시 특검 수사팀은 면담보고서를 수사기록에 편철한 것 외에 별도의 수사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 같은 대응이 형법상 직무유기죄에 해당하는지를 중심으로 수사했다.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 성립한다. 대법원 판례상 단순한 직무 집행 지연이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실수만으로는 부족하고,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공수처는 이 같은 법리를 토대로 당시 특검 수사팀의 의사결정과 사건 처리 과정을 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 특검과 특검보, 사건에 관여한 검사들은 전직 본부장의 진술을 토대로 관련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특검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사팀 내부 보고서에서도 해당 진술과 관련한 사건 처리 및 이송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 관련 검사들은 특검이나 특검보로부터 해당 사건의 수사를 지연하거나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공수처는 설명했다.
공수처는 전직 본부장의 진술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인 금품수수 의혹이 당시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건희 특검법에는 특검이 수사기간 내 수사를 마치지 못한 사건을 관계 기관에 인계하도록 하는 규정은 있지만, 특검의 수사 범위를 벗어나는 사건을 언제 다른 기관으로 이송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게 공수처의 판단이다.
해당 사건은 이후 지난해 10월 경찰에 송부돼 경찰 수사가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수처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특검 관계자들이 관련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직무를 포기하거나 방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나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시 대응에 관여한 검사와 수사관 전원을 조사했으며, 특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