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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병 출신이 뭘 아냐" 고성에 '똥별' 공방까지…국방위, 北 지뢰 결의안 결국 불발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여야, DMZ 지뢰 사고 "北 정전협정 위반" 한목소리 규탄에도 결의안 채택 무산
與 "대북 지원 재검토는 생떼" vs 野 "인도 지원 중단·확성기 재개 담아야" 평행선
野 "대통령 유엔 연설 눈치 보며 늑장 조사" vs 與·軍 "지연·은폐 전혀 없어…음모론"
한동훈 '기밀 유출·똥별' 발언 사과 요구 속 장성 출신 여야 의원 설전으로 파행·정회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비무장지대 지뢰 사건 관련 지도가 나타나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비무장지대 지뢰 사건 관련 지도가 나타나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싸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여야가 북한 규탄 결의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여야는 이번 사고가 북한의 도발이자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데는 입을 모았지만, 정부의 '늑장 조사' 의혹과 결의문 문구를 둘러싸고 거친 설전을 벌인 끝에 회의는 고성과 파행으로 얼룩졌다.

■"北 도발 명백" 공감대에도…'대북 지원 재검토' 문구에 결의안 무산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주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주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국방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21일 발생한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을 규탄하는 상임위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논의했다.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황 증거상 북한 지뢰에 의한 사고가 명백하며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이라며 대북 규탄 결의문 채택을 제안했다. 야당 간사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역시 "북한의 도발로 장병이 다쳤다면 여야 없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화답하며 한목소리를 내는 듯했다.

그러나 결의안 세부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국민의힘은 대북 인도적 지원 전면 재검토 및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단호한 군사·외교적 조치가 결의안에 명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종득 의원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복구를 위한 군사적 조치와 함께 북한의 행동 변화를 끌어낼 정부의 단호한 입장이 담기지 않는다면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반면 민주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병주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대북 지원 사항 자체가 없는데 있지도 않은 지원 재검토를 넣지 않는다고 결의안을 거부하는 것은 생떼이자 트집"이라고 비판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추가 협의를 진행한 뒤 합의가 이뤄지면 다음 회의에서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결의안 처리를 미뤘다.

■野 "대통령 UN 연설 눈치 보며 늑장 조사" vs 軍·與 "은폐 전혀 없어…안보 흔드는 음모론"

국회 국방위원회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 관련 긴급 현안질의 모습. /사진=뉴스1
국회 국방위원회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 관련 긴급 현안질의 모습. /사진=뉴스1

사고 후 군과 정부의 대응 적절성을 두고도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야권은 군 당국이 사고 초기 북한 지뢰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UN) 총회 연설 등 정치 일정을 의식해 조사를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대장까지 부상을 입었는데 27일까지 대통령의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며 "결국 27일까지 군이 제대로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추석과 대통령의 유엔 총회가 다 지나서야 북한 지뢰 추정 발표를 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이 '문 어게인'이 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대통령의 정치 일정을 안보보다 우선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작전에 실패해도 경계에 실패해선 안 된다. 군 수뇌부는 변명하기 전에 부하 장병들의 희생 앞에 사과부터 하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군 수뇌부와 여당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며 전면 반박했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은 없다"고 밝혔고,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조사 지연 의도나 은폐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유엔 총회 연설을 고려했다면 일정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고 엄호했고, 황명선 의원은 "불안정한 상황에서 섣불리 즉시 병력을 투입했다면 추가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군의 신중한 접근을 옹호했다. 김성회 의원 역시 "북한 편을 들어 은폐한다는 식의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이야말로 군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안보를 흔드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동훈 '똥별' 비하 논란에…'보병 vs 포병' 장성 출신 고성 충돌로 정회 소동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국방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관련 현안보고 후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국방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관련 현안보고 후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회의에서는 장외 정치권을 향한 비판과 군 장성 출신 여야 의원 간의 거친 감정싸움까지 더해졌다.

김병주 의원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직접 겨냥해 "한 의원이 현장 조사 하루 전 보안 사항인 일정을 '나는 알고 있다'며 외부에 공개했다. 이는 중대한 군사기밀 유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의원이 군 장성들을 사고 처리를 지연한다는 이유로 '똥별'이라 비하했다"며 국방부 장관의 공식 사과 요구와 법적 조치 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강신철 장관은 "군인을 폄하한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야간 질의에서는 비공개 사고 영상 시청 직후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과 3성 장군 출신 한기호 의원이 정면충돌했다. 김 의원이 야당 의원들을 향해 "작전도 모르면서 장병 목숨이 달린 일에 입이나 닫고 있지 그러느냐"고 쏘아붙이자, 한기호 의원이 "김 의원은 포병 출신이지만 우리는 보병으로 비무장지대에서 직접 작전을 뛰었다. 혼자 다 아는 것처럼 치사하게 야당을 공격하느냐"고 받아쳤다.

이에 김 의원이 "포병을 폄하하는 꼰대적 발언"이라고 격분하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고성과 삿대질로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진성준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고 5분여 만에 속개된 회의는 밤 10시 50분께 무거운 분위기 속에 산회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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