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는 데서 머물지 않는다"...SH가 그리는 고령화시대 공공주택 커뮤니티 모습은
SH, 초고령사회 '돌봄 커뮤니티' 청사진 제시
SH 임대주택 고령자 중 32% '복지 골든존'
친목교류·자기개발 가능한 '시니어 센터'
[파이낸셜뉴스] 초고령사회 진입과 저출산에 따른 돌봄공백이 현실화되면서 공공주택의 패러다임이 '양적 공급'을 넘어 '주민의 일상과 돌봄'으로 전환되고 있다. 입주민이 나이가 들어서도 주택을 옮기지 않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단순히 집을 짓고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커뮤니티 공간과 서비스를 함께 설계하는 '커뮤니티 디자이너'로 도약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시설 아닌 집에서 노후를"…年 1534억 절감
30일 SH에 따르면 지난 18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개최한 '2026 수도권 공사 연구협의체 공동 세미나'에서 SH도시연구원은 '서울형 AIC(Aging In Community·지역사회 계속 거주)' 모델을 제안했다. '서울형 AIC'는 공공주택을 접근성·공공성·확장성을 갖춘 통합돌봄의 핵심 공공자원으로 재정립하는 운영 모델이다.
현재 경제적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의 고령화율은 50%를 넘어섰다. 이는 전국 평균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공공주택 현장이 '통합돌봄 정책'의 최우선 대상이라는 방증이다.
특히 SH 임대주택 고령자 9만6242명 중 약 3만1000명(32.2%)은 기능저하가 시작되는 '노쇠 전단계(복지 골든존)'에 해당한다. 이들이 시설로 이동하는 대신 기존 집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경우 연간 최대 1534억원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과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은 이미 장기요양 등 돌봄 재정 파탄을 겪은 후 시설 중심의 돌봄에서 주택 중심의 '커뮤니티케어(지역돌봄체계)'로 정책을 선회했다. 한국 역시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변곡점에 서 있다.
김영국 SH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지금이 선제 대응이 가능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공공주택을 거점으로 최소비용으로 가장 빠르게 지역돌봄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이 지역의 '통합돌봄 허브'로
이를 위해 SH도시연구원은 단순 휴식용으로 마련된 기존의 경로당을 대폭 확장·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목적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시니어 쉼터'와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통합돌봄 허브인 '웰에이징 센터'로의 변신이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입주민의 실생활 수요에 맞춰 5대 영역으로 체계화됐다. △생활체육 중심의 '건강관리' △공동식사와 취미 동호회 중심의 '친목·교류' △스마트폰 교육 및 재취업 지원 등의 '자기계발' △반찬 배달 및 안부 확인의 '생활지원' △비상호출 시스템과 스마트워치 연계의 '응급대응' 등이다. 이 서비스는 입주민 연령에 따라 예비노인(50∼64세)·전기고령자(65∼74세)·후기고령자(75세 이상)로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실행 체계도 눈에 띈다. 김 책임연구원은 "국가, 지자체, SH, 민간(사회적기업), 주민 등 5대 주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다"며 "단지 내 주거복지사와 커뮤니티 리더를 상주시켜 건강 상담부터 위기 가구 돌봄, 민원 해결까지 밀착 관리하는 운영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상하 SH 사장은 "입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돌보며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함께 가꾸는 커뮤니티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