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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도 살찐다"…심장내과 의사가 41㎏ 뺀 이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심장
심장

[파이낸셜뉴스] 살은 뱃살에만 붙지 않는다. 심장을 감싼 막에도 지방이 쌓여 심장이 제대로 늘어나지 못하게 하고 부정맥까지 부를 수 있다. 살이 찌면 심장이 지치고, 심장이 지치면 다시 살이 찌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배대환 과장은 '세계 심장의 날'을 맞아 심부전과 비만의 밀접한 관련성을 경고하며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체중 관리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 감싼 지방, 심장 기능 떨어뜨려

체중이 늘면 내장과 피하뿐 아니라 심장을 감싼 막(심장외막)에도 지방이 쌓인다. 이 지방은 심장이 충분히 늘어나는 것을 방해하고, 지방 자체가 염증을 일으켜 부정맥 등 심전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심부전이 생기면 악순환은 더 깊어진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온몸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 활동이 줄면 에너지 소비가 감소해 체지방이 쌓이고, 이는 다시 심장 부담을 키운다.

배 과장은 "비만은 심장에 과부하를 줘 심부전 위험을 높이고 고혈압,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유병률도 끌어올린다"며 "심장 외막에 지방이 쌓여 심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도 만든다"고 설명했다.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적·구조적 이상으로 심실이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거나 채우지 못하는 상태다. 호흡곤란, 다리 부종, 피로 등이 주요 증상이다. 대한심부전학회의 '2025 심부전 팩트시트'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는 고혈압(77.9%), 당뇨병(65.5%), 허혈성 심질환(50.9%), 심방세동(20.6%) 등을 동반한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BMI 30 이상이지만,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체형과 합병증 양상이 달라 BMI 23~24.9를 과체중,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대한비만학회의 '2024 비만 진료지침'에 따르면 BMI가 높아질수록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발생률이 오르며, BMI가 낮더라도 복부비만이면 동반 질환 위험이 커진다. 학회는 성인 비만 환자 치료 전 관상동맥질환, 울혈성 심부전,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동반 질환 여부도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128.7㎏ 심장내과 의사, 41㎏ 빼고 혈압약 끊어

배 과장의 경고는 본인의 경험에서 나왔다. 39세인 그는 체중 128.7㎏, BMI 41.5, 체지방률 40.1%의 비만 환자였다. 갑상선 전절제 수술 후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고 고혈압과 고지혈증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비만 치료 주사제와 운동요법을 병행해 1년 6개월 만인 지난달까지 41㎏을 감량했다. BMI는 28.2, 체지방률은 24.8%로 낮아졌고 고혈압·고지혈증 약도 끊었다.

배 과장은 "심부전 환자에게 비만 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체중 감량에는 식단·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부터 항비만 약물요법, 비만대사수술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중을 줄이면 동반 질환이 줄고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도 낮아진다"며 "심부전 환자는 주치의와 체중 감량까지 함께 긴밀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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