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암살자(들)' 제작진 고발, 처벌 가능할까…"유족 고소가 관건"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3자 고발만으론 어려워" vs "사후 보완 가능"
"통상 벌금형 많아"…상영금지 가처분은 "어려울듯"

지난 29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암살자(들)' 포스터가 걸려 있다. 뉴시스
지난 29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암살자(들)' 포스터가 걸려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 제작진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되면서 실제 형사처벌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유족의 고소 여부와 영화 속 표현이 구체적인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종배 국민의힘 전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9일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전 시의원은 영화가 문세광 외 다른 암살 주체의 존재를 암시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으며, 역사적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라는 입장이다.

쟁점은 사자명예훼손죄가 친고죄라는 점이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는 "사자명예훼손은 친고죄여서 유족의 고소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제3자의 고발만으로는 사건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유족이 직접 고소하면 범죄 성립 여부를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 역시 "유족의 고소가 없는 상태에서는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면서도 "유족이 직접 고소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3자의 고발이 곧바로 종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실무에서는 고발장을 먼저 접수한 뒤 고소권자의 처벌 의사를 확인해 보완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영화가 허구임을 알리는 안내 문구와 실존 인물의 이름을 변형한 배역명도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관객이 극중 내용을 실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소지가 있었는지, 제작진이 내용의 허위성을 인식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형법상 사자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김 변호사는 "통상적인 사건에서는 벌금형이 많은 편이지만, 허위임을 알면서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사회적 파급력 등을 고려해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영금지 가처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영화가 개봉해 내용이 상당 부분 알려진 만큼 현시점에서 가처분을 신청하더라도 인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2010년 역사드라마 '서울1945' 제작진의 사자명예훼손 사건에서 구체적인 허위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확정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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