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책상 12개·사물함 12개"…개정형소법 시행 앞두고 경찰서 '수사 증원' 채비
책상·컴퓨터 등 잇단 구매 새 형소법 앞두고 현장 정비 수사 지연 대응체계 마련 과제
[파이낸셜뉴스]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수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는 경찰이 일선 경찰서에서도 업무공간과 장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수사부서 증원에 따라 새로 배치될 수사관이 사용할 책상과 컴퓨터를 추가로 마련하고, 신설 수사팀을 위한 사물함과 캐비닛까지 갖추는 등 수사관들이 실제로 근무할 '자리'를 만드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늘어난 인력이 현장에 안착해 수사력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교육과 사건 배분, 수사 과정에 대한 대응체계 마련 등이 과제로 남는다.
3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는 올해 수사부서 인력 확충과 맞물려 업무용 컴퓨터와 사무집기, 조사공간 등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구매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기존 수사부서에 장비를 보강하는 한편 신설 수사팀을 위한 업무공간을 새로 꾸리는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의 한 경찰서는 올해 신설 수사팀을 위해 1인용 책상 12개와 사물함 12개, 캐비닛 12개를 구매하기로 했다. 책상 312만원, 사물함 354만원, 캐비닛 288만원 등 총 954만원 규모다. 다른 경찰서에서는 수사과 증원을 이유로 데스크톱 컴퓨터 4대를 약 806만원에 확보했다. 신설 조사실에 사용할 책상 등 집기를 215만6000원에 마련하거나, 1인용 사물함 18개와 이동형 파일서랍 5개를 구입한 사례도 있었다. 수사 인력이 늘면서 책상과 컴퓨터 등 기본적인 업무 장비뿐 아니라 조사실과 서류 보관시설까지 함께 확충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개정 형소법 시행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사부서 인력 1907명을 확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수사 인력 2000여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수사부서에서는 기존 사건 처리와 함께 개정 형소법 시행에 따라 수사 진행 상황 관리와 고소인 등의 이의제기에 대응하는 업무도 맡게 될 전망이다. 개정 형소법에 따라 고소인 등은 수사를 개시한 뒤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수사관서의 장은 이의제기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수사공무원 교체, 수사경과·수사계획의 제시, 권리보호를 위한 대책 등 조치 내용을 고소인 등에게 알려야 한다.
일부 수사관들 사이에서는 새로 배치된 인력이 충분한 경험을 쌓기 전에 사건이 몰릴 경우 인력 증원 효과가 현장에서 바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경찰관은 "새로 들어온 인력이 곧바로 기존 수사관과 같은 수준의 업무를 맡기는 어려운 만큼 현장에 안착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며 "교육과 사건 배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 증원과 함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편, 수사 예산·수당·장비 확충과 현장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수사관 업무 부담에 대응해 수사심사관 배치 등 수사 품질과 내부 통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신규 인력이 교육과 내부 훈련을 통해 빠르게 숙련도를 쌓고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인력과 장비 확충이 실제 수사 역량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