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 방해' 추경호에 징역 20년 구형..."내란가담은 '끼워맞추기'" 반박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대구광역시장(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추 시장 측은 '내란가담' 혐의는 수년간의 조사로 밝혀진 사실을 과거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전제로 펼치는 논리의 비약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팀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추 시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헌법을 배신하고 국민을 기만하면 어떤 죗값을 치르게 되는지 만천하에 보여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성공을 위해 국회 봉쇄에 나선 상황에서, 피고인은 여당 의원 108명의 표결 참여를 차단하는 핵심 임무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계엄 당일 당시 원내대표였던 피고인이 여러차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결장소를 바꾼 것을 지적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과 2분 5초간 통화한 뒤 메세지 등을 통해 집결장소를 국회에서 본회의장이 아닌 예결위 회의장이나 국힘 당사로 바꾸며 결집을 방해했다는 혐의다.
국회의장이 본회의 소집을 알린 뒤에도 당시 피고인을 비롯한 몇몇 국힘 의원들은 국회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이때도 의원들에게 '국회 밖 당사로 모이라'는 단체 문자가 세 차례 발송됐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는 회의시간 지연을 요청하는 등 '표결 방해'로 볼 수 있는 행위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외부에서 투입된 계엄군과 국회 내부의 피고인이 '줄탁동시'(안팎이 호응함)해 여당 의원 다수를 묶어뒀다"며 "원내대표 취임 이후 야당의 공세와 감액 예산안 처리에 좌절하던 중 계엄을 '게임 체인저'로 여겨 적극 동조한 만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추 시장 측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계엄 수뇌부와 사전·사후 공모한 사실이 없고, 비상계엄의 위헌성이나 구체적 군경 실행 계획조차 알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사후 수사로 밝혀진 사실을 행위 당시에 소급 적용해 내란 가담으로 엮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며 "특검은 통화 녹취나 협조 요청 문건 등 직접 증거도 없이 '이심전심'이라는 막연한 추론으로 중대한 내란 혐의를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검이 주요 사실로 내세운 집결장소 변경 역시 외부적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봤다. 계엄 직후 국회로 향하며 최초 국회 집결을 지시했으나, 한동훈 당대표 측이 국회 통제를 확인하고 최고위 장소를 당사로 바꾸자 이에 맞춰 1차 변경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뒤따른 집결장소 변경 역시 국회 통제가 잠시 풀렸다 다시 삼엄해지는 등 외부 환경에 의한 것이라고 봤다.
특히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에도 국회 통제가 일부 풀렸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당사에서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장소를 다시 변경하고 피고인 스스로 국회로 이동했다"며 "이러한 행적은 계엄 해제를 방해하려던 사람의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실에 의원들을 묶어놨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원내대표의 소집 권한이 개별의원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다고 짚었다. 당시 국힘 의원들이 흩어져 있던 예결위 회의장이나 원내대표실 모두 본회의장과 거리가 멀지 않았고, 해당 장소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도 없었다는 반론이다.
특검의 구형량이 받아들여져 금고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추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한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