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춤추며 한국 도발한 中, 이영준 '쉿' 세리머니에 꿀 먹은 벙어리… '장외전'도 완승 [나고야 AG]
선제골 넣은 中 왕위둥, 한국 팬들 앞에서 K팝 안무 추며 '도발 세리머니'
동점골 터뜨린 이영준, 어깨 으쓱하며 되받아쳐
"중국 팬들 너무 시끄러웠다"
[파이낸셜뉴스] 그라운드 위 격전만큼이나 양 팀의 '장외 신경전'도 핏빛이었다. 4연패를 향해 질주하는 이민성호가 선제골 직후 도 넘은 '조롱 세리머니'를 펼친 중국을 완벽한 실력과 사이다 세리머니로 짓밟았다.
30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는 득점만큼이나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도발의 시작은 중국이었다. 전반 22분 기습적인 선제골을 터뜨린 중국의 왕위둥은 한국 팬들이 모여있는 관중석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고는 한국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ATEEZ)의 '배드(Bad)' 안무 챌린지를 흉내 냈다. 한국 가수의 춤을 한국 팬들 앞에서 추며 상대의 신경을 긁으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도발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오만함은 불과 11분 만에 산산조각 났다. 전반 33분, 이영준(그라스호퍼)이 환상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뜨린 직후 중국 응원단을 향해 다가갔다. 그는 양팔을 들어 올려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손가락을 귀에 갖다 대며 '너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듯한 통쾌한 응수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이영준은 특유의 여유를 보였다.
그는 "중국 선수가 한국 가수의 춤을 췄다는 건 방금 알았다"며 "그걸 보고 응수한 것은 아니고, 중국 팬분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 쪽으로 흐름을 가져오고 싶어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가 춤을 춘 걸 알았다면 저도 똑같이 (춤으로) 받아쳤을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영준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그는 "금메달 가능성은 100%다.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고 1%도 진다는 생각 없이 할 것"이라며 결승전을 향한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관중석을 찾은 부모님을 멀리서만 지켜봐야 했던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가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짜릿한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 배준호(스토크시티)의 부활도 고무적이다. 그동안 대회 득점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던 배준호는 후반 37분 엄지성(스완지시티)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준호의 부활 이면에는 이민성 감독의 치밀한 전술 변화가 있었다. 후반전 들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측면으로 위치를 옮긴 배준호는 "예상대로 경기가 답답하게 흘러가자 감독님이 포지션을 변경해 주셨다"며 "지성이 형이 크로스를 올리면 (이)영준이 쪽으로 수비가 쏠릴 테니 그 뒤 공간을 노리라는 약속된 플레이가 적중했다"고 득점 비결을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팀이 올라와도 쉽지 않겠지만, 골을 못 넣더라도 다른 선수의 공간을 만들어주며 마지막 남은 한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4연패를 향한 투혼을 예고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