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참전용사 떠나도 KWVA는 남아야"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 피켓 전국회장 인터뷰
회원 5000여명 중 한국전 참전용사 1000명뿐
고령화에 회원·지부 감소…젊은 세대 참여도 과제
"한국방위참전용사가 유산 이어갈 것"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마지막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는 계속 남아 있어야 합니다."
데이비드 피켓 KWVA 전국회장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상황에서 이들의 기억과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회원 5000여명 가운데 한국전쟁에 실제 참전한 회원은 약 1000명에 불과하다. 고령화로 회원과 지부가 줄어들면서 KWVA는 전쟁 이후 한국에서 복무한 미군인 '한국방위참전용사(Korean Defense Veterans)'들이 그 자리를 이어가도록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KWVA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참전용사들의 고령화다.
피켓 회장은 "현재 회원은 5000명을 조금 넘으며 이 가운데 약 1000명이 실제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며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고령화로 그 숫자는 매일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병을 앓거나 세상을 떠나면서 지부 역시 감소하고 있다.
새로운 회원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는 "우리도 다른 재향군인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회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젊은 참전용사들은 과거 세대만큼 재향군인 단체에 적극적으로 가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KWVA는 수년 전 회원 자격을 한국전쟁 참전용사에서 정전 이후 한국에서 복무한 한국방위참전용사까지 확대했다. 한국전쟁 세대만으로는 더 이상 조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피켓 회장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숫자는 한정돼 있고 그분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단체 역시 사라질 수 있다"며 "한국방위참전용사들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시작한 유산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켓 회장도 한국방위참전용사다. 그는 미 육군에서 32년간 복무했으며 1989~1990년 한국에 주둔했다. 당시 캠프 험프리스 헬리콥터 중대에 배속돼 각종 지상 장비의 정비와 예방 점검을 담당했다.
한국 근무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준비태세'였다. 그는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는 나라에서 복무하면서 모든 장비와 개인 장구를 몇 분 안에 전투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한국에서 배운 그 교훈을 이후 군 생활 내내 간직했다"고 회상했다.
피켓 회장은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모두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KWVA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첫째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시작한 유산을 이어가는 것이고, 둘째는 젊은 세대에게 양국의 역사와 한반도에서 공산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양국이 치른 희생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대가 바뀌면서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 자체가 희미해지는 것을 우려했다.
피켓 회장은 "오늘날 젊은 세대는 학교에서 군사 역사에 대해 배우지 못하고 있다"며 "KWVA는 계속해서 젊은 세대에게 양국의 역사와 한반도에서 치른 희생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KWVA는 단체의 존속뿐 아니라 참전용사들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협회 잡지를 통해 한국전쟁 이야기를 소개하고 각 지역 회원들의 활동을 기록한다. 피켓 회장은 참전용사들이 자신의 경험을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에 남길 수 있도록 관련 링크도 협회 잡지에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기록을 강조하는 이유는 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피켓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실제로 그 일을 겪은 사람의 눈을 통해 전해지는 직접적인 증언보다 더 강력한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학자들은 전쟁을 3만피트 상공에서 내려다보듯 큰 그림을 보여줄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 있었던 군인이나 공군 장병은 전쟁을 훨씬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쟁 세대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분들이 세상을 떠나면 그들의 이야기도 함께 사라집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