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용역 실제로 있었다면 대금 부풀려도 횡령 아니다"... 세화IMC 전 회장 부자 집유 확정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차명회사와 월 5억 보장계약... 1심 "106억 횡령" vs 다른 1심 "진성거래"
2심 "임무위배나 부당지원일지언정 횡령 아냐"... 대법, 쌍방 상고 기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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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실제로 용역이 오간 거래라면 대금이 부풀려졌더라도 이를 곧바로 횡령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타이어몰드 제조업체 세화IMC 전 회장 A씨와 아들인 전 부회장 B씨, 전 부사장 C씨, 그리고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확정된 형은 A씨 징역 2년 10개월에 집행유예 5년, B씨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0억원, C씨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4억2000만원이다.

A씨 등은 2006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거래대금을 부풀려 되돌려받는 이른바 '빽마진', 하청업체에 대한 허위 선급금,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에이전트 수수료, 허위 급여 등의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C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30억원을 받아 비자금을 만든 혐의도 포함됐다. 사건은 횡령과 조세로 나뉘어 심리됐고, 2020년 2월 횡령 사건 1심은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보고 A씨에게 징역 3년, B씨에게 징역 5년, C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쟁점은 B씨가 차명으로 운영한 진테크와 맺은 납품계약이었다. 하자나 수량에 관계없이 5년간 매월 최소 5억원 지급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진테크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은 이 계약에 따른 매출채권을 담보로 8개 금융기관에서 230억원을 빌렸다. 검찰은 실제 거래액이 월 2억~2억5000만원에 불과했다며 2014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40차례에 걸쳐 지급된 106억7900만원을 허위 거래대금으로 보고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같은 거래를 두 1심이 정반대로 봤다. 횡령 사건 1심은 가공거래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2023년 11월 조세 사건 1심은 용역이 실제로 제공됐다며 관련 세금계산서 수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 1심은 B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30억원, C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8억원을 선고했다.

두 사건을 병합한 광주고법 제1형사부(김진환 부장판사)는 지난 2월 5일 진성거래 쪽으로 정리했다. 재판부는 "세화가 진테크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진테크가 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이상, 위와 같이 부풀린 대금으로 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피고인들의 업무상 임무를 위배한 행위 내지 특정 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하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위반 행위로 평가할 여지가 있을지언정, 이를 횡령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하청업체에 전자어음으로 지급한 10억원도 무죄가 됐다. 어음을 발행하면 발행인이 어음상 채무를 질 뿐 그 자체로 돈이 빠져나가지는 않는 만큼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을 영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A씨가 운영하던 골프장 아크로CC의 보수공사비 7억2444만원 역시 공장 공사대금과 섞여 액수를 특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뒤집혔다.

조세 혐의에서는 부가가치세 포탈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세화가 거래 상대 업체들에 부가세를 포함한 대금을 실제로 지급했는데도 수사기관이 상대 업체의 납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유죄로 남은 세금계산서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법인세 포탈액이 연 5억원에 못 미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도 성립하지 않게 됐고, B·C씨의 벌금도 각각 10억원과 4억20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각 죄의 "성립, 축소사실 인정, 죄수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공동정범과 불법영득의사를 다툰 A씨 등의 상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8년 기소 이후 확정까지 8년이 걸렸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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